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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세포·음식잉크·코팅 피복… ‘스마트 세상’을 주도하다

입력 : 2016-12-24 17:23:31 수정 : 2016-12-24 17: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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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리우 리(22·여)는 3D 프린팅 기술을 접하기 전까지 절망 속에 살고 있었다. 그는 6살 때 왼쪽 눈 근처 얼굴뼈에 양성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아야 했다. 당시 바로 수술이 실시됐고, 12살에 재수술이 진행됐지만 몇 년 뒤 종양이 다시 재발했다. 젊은 나이에 얼굴을 가린 채 살아야 하는 상황과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그는 낙담했다. 하지만 리는 최근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중국 남서부 병원 추웨이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양성종양이 자라는 뼈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같은 모양의 티타늄을 제작해 부착할 수 있다고 연락해 온 것이다. 연구팀은 머리 모양을 CT로 스캔한 뒤 3D 프린터로 오차 없이 6cm×9cm의 티타늄을 만들어 리의 얼굴에 이식했고, 리는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영화 '빅 히어로'의 한 장면
전 세계에서 3D 프린팅 기술 혁명이 불고 있다. 기존에는 조립이나 깎는 방식으로 물체를 만드는 게 상식이었다면 3D 프린팅은 플라스틱, 금속 분말 등을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물체를 구현한다. 각종 부품을 조달할 필요 없이 설계한 도면에 따라 제품을 일체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 3D 프린팅이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품은 물론 음식, 인간 장기 제작 등 미지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일반인도 가정에서 손쉽게 완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3D 프린팅이 3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이유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드론, 무인자동차, 가상현실 중 첫 번째는 3D 프린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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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부터 식량까지’ 3D 프린팅 만능 시대

3D 프린팅 인더스트리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의 의학연구소 로열브리즈번과 여성병원(RBWH)은 현재 척추 수술 환자 등에게 3D 프린터로 나사 및 철심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이식하고 있다. 이 연구소 측은 향후 환자 개인의 세포를 활용해 맞춤형 세포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급이 어려운 장기 이식의 대안으로 3D 프린팅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

실제 의학 분야에서 3D 프린팅은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발간된 논문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현황과 응용’에 따르면 현재 3D 프린팅은 뇌, 심장같이 혈관이 많고 복잡한 수술 부위를 미리 재현해 의료진의 사고를 줄이는 데 사용되고, 혈관 및 심장판막, 기관지, 신장 제작 등은 개발 단계에 있다.

3D 프린트로 만든 음식.
의료 외에 3D 프린팅은 식량 생산, 교육 등 기존에는 생각할 수 없던 분야에서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미 온라인 매체 쿼츠에 따르면 식용 분말, 기름 등을 3D 프린터에 넣어 음식잉크를 만든 뒤 이를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음식을 만드는 방식이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특히 3D 프린팅을 통해 개발된 음식은 영양소는 많지만 먹기 힘든 조류나 곤충, 사탕수수 등을 식재료로 사용해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시각적인 입체감을 주는 물건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체험할 수 있다는 면에서 교육 분야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은 각광받고 있다. 뉴욕 교육대학원에 따르면 5세 유아들도 2D 스크린에 보이는 3D 모형과 실제 구현된 입체물의 상관관계를 이해했고, 공간 학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은 활용도가 높다. 미 자동차업체 GM은 다양한 표면 질감을 가진 시제품을 3D 프린터로 다수 제작해 신차 제작 과정에 활용하고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고저항성 코팅 피복관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3D 프린팅 시장 주도하고 있는 선진국


훌러스 연합에 따르면 전 세계 3D 프린팅 시장은 지난해 37억달러에서 2021년 108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은 3D 프린팅을 ‘블루 오션’ 시장으로 여기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미국이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산학연 로드맵을 만들어 우주항공, 방위산업, 의료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2년 오하이오 영스타운에 3D 프린팅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후 15곳에 제조업 허브를 구축한 상태로 최근 ‘미국이 만들다’(Ameica Makes)를 설립, 3000만달러를 책정해 연구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3D 프린팅 시장 국내 매출이 340억엔에 달하며 2014년 대비 104% 성장했다고 밝혔다. 의료와 자동차 양 축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일본은 향후 서비스, 재료 시장 등에 투자를 확대해 2020년까지 각각 202억엔, 299억엔 규모로 시장을 키울 방침이다.

중국은 2014년 국가 기술발전 연구계획 및 국가과학기술 제조 영역 프로젝트 지침에 3D 프린터 사업을 포함한 이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8월 두바이에서 콘크리트, 유리섬유 강화 석고의 혼합재를 사용해 높이 6m, 길이 37m의 건물을 약 20일에 걸쳐 초대형 3D 프린터로 완공해 건축 분야 기술 진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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