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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한다는 이유로 격리돼 숨진 네팔 소녀

입력 : 2016-12-21 14:44:45 수정 : 2016-12-21 14: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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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네팔 서부 아참지구 가즈라 마을. 마을 외곽에 있는 움막에서 15세 소녀 로샤니 타루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로샤니 아버지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로샤니가 추위를 피하려 움막 안에서 불을 피우다가 질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그런데 로샤니는 추운 겨울 왜 그 외진 움막에 있었을까.

또 한 명의 ‘차우파디(Chaupadi)’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1일 전했다. 차우파디는 생리 중인 여성이나 갓 아기를 낳은 산모를 격리시키는 공간이다. 월경혈이나 출산혈이 재앙과 불운을 몰고 온다는 힌두교 악습 중 하나다. 네팔 정부는 2005년 차우파디를 금지시켰지만 아참과 같은 오지에서는 아직도 이같은 악습이 남아있다.

이 곳에서 생리 중인 여성은 나이와 상관없이 가족과 떨어져 헛간이나 외양간을 개조한 차우파디에서 지내야 한다. 우유 같은 음식도 제한되고, 다른 사람을 봐서도 만져서도 안된다. 가축의 배설물 옆에서 잠을 자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뱀이나 자칼 같은 동물의 공격을 받아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다반사다.

인권단체들은 네팔 정부가 보다 강력하게 차우파디를 제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부 관리들은 "일부 나이 든 사람이나 오지의 경우 ‘생리 중인 여성은 불결하다’는 인식이 워낙 확고해 정부가 모든 인권 유린 행위를 예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말한다고 BBC는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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