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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송출수수료 과다…가이드라인 마련 시급하다"

입력 : 2016-12-19 20:10:16 수정 : 2016-12-19 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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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T커머스협회 창립 1주년 기념 '역할과 방향' 세미나 개최

"TV홈쇼핑 흉내…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만드는 노력 지속해야"
19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T커머스협회 창립 1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오현승 기자.
T커머스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과도한 송출수수료 조정 또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하는 주장과 함께  T커머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 및 콘텐츠 마련 등에 보다 힘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T커머스협회는 창립 1주년을 기념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도약을 위한 T커머스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T커머스협회는 KTH, 쇼핑엔티, 신세계티비쇼핑, SK브로드밴드 및 W쇼핑 등 5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의 합성어로 데이터방송을 통해 TV 및 리모컨으로 진행하는 검색, 구매, 결제 등의 상품거래 활동을 뜻한다. 최근 3~4년간 매해 3배씩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7000억원(추정치)까지 시장 규모가 늘었다.

이날 주선욱 중소기업유통센터 홈쇼핑사업단장은 '중소기업형 스마트 리테일, T커머스'란 주제발표에서, "T커머스산업은 2012년 8월 KT하이텔(KTH)이 실시간 채널방송을 실시한 이후 성장을 지속, 서비스 첫 해 230억원이었던 취급고가 올해 7000억 규모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주 단장은 T커머스의 장점으로 홈쇼핑 대비 낮은 판매수수료율 및 재고부담률을 비롯해 높은 중소기업제품 방송편성비율을 꼽았다. 그는 "T커머스의 판매수수료율은 평균 25% 수준으로 TV홈쇼핑 전체 평균 32%에 비해 저렴하다"며 "납품업체의 상품재고 확보량은 업계 평균 최소 300~1000개라 최소 4000개~1만개 달하는 TV홈쇼핑에 비해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단장은 "T커머스 사업자의 중소제품 평균 방송편성비율은 87%로, TV홈쇼핑 중소제품 평균 방송편성비율 63%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T커머스협회

T커머스업계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그는 "사업권재승인 조건과 같이 ‘연도별 전체 방송 시간 70% 이상, 전체 프라임 시간대 방송시간 중 50% 이상 중소기업 상품 편성’기준을 의무적으로 준수하고, T커머스사업자만의 특화된 중소기업 지원방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경으로 예정된 T커머스협회 주관 공동상품 발굴 프로젝트를 확대 시행하거나, 중소기업 무료방송제도 도입 등이 이러한 예다.

주 단장은 "과도한 송출수수료 상승은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판매수수료와 연동되어 있어 중소기업제품의 판로 확대에 제약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중소기업-T커머스사업자-플랫폼사업자가 같은 생태계에서 공생할 수 있는 플랫폼 송출수수료 가인드라인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T-커머스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제하면서 "일관성 없는 정책, TV홈쇼핑과 유사한 사업구조상의 한계, T커머스사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 실패 등의 요인으로 T커머스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먼저 "T커머스가 여러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차별화된 유통의 모형을 지니고 있어 옴니채널의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갖췄다"며 "TV홈쇼핑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및 콘텐츠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 교수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고 불공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T커머스의 특정 화면비율을 제한하는 식의 규제는 없애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TV홈쇼핑과 T커머스 합해 17개 채널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드오션인 홈쇼핑 시장에서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생을 통한 상호 발전 및 시스템 수출 등의 기회를 갖기 위해선 TV홈쇼핑협회와 T커머스협회가 개선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마련된 패널토론에선 T커머스의 발전을 위한 학계, 업계 및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오갔다.

이시훈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T커머스의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을 동시에 짚었다. 이 교수는 "방송사업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적수신료, 유료방송수신료 및 광고 등 3가지 재원에 주로 의존하는데, 선진국일수록 유료방송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모바일 확산과 함께 미디어 기기간 경계 흐릿해지는 상황에서 T커머스는 단순히 TV뿐만 아니라 앱·모바일 영역으로 넘어와 여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며 T커머스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하지만 시청자들의 T커머스 이용동기는 경제적 요인에 기반하는데, T커머스사가 가격 외 다른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T커머스사가 가격 외 중소기업의 판로지원이란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데, 판매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박사는 T커머스의 초기 시장 진입 모델이었던 선두 추종자 모형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박사는 "T커머스는 과거 채널형으로 TV홈쇼핑과 별 차별성 없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뉴노멀' 현상이 심화하고 미디어가 개인화하는 지금의 상황에선 최대한 유연하고 가변적인 모델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새로운 서비스가 어떻게 소비자에 수용되게 만드느냐가 T커머스의 숙제"라 진단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은 업계를 대상으로 한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황 부회장은 "소비자가 똑똑한 것 같지만 충동구매에 쉽게 흔들린다. 때문에 '매진 예상된다'는 식의 멘트를 완화하자는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커머스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구매력을 갖춘 노년층도 다루기 쉽도록 T커머스가 판매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며 "T커머스 사업자 선정시 냉정한 선정기준을 마련해 재승인시 제대로 운영 못하는 곳은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T커머스가 차별화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TV홈쇼핑은 높은 제작비, 화려한 조명 및 인기 쇼호스트 등장 등 다양한 판매촉진 요소를 지니고 있어 몰입도가 높고, 재핑(Zapping) 효과도 지니고 있다"며 "하지만 T커머스는 내용 자체의 수준이 높지 않고, (채널 선택) 몇 초 후 영상이 축소되며 상품정보가 떠오르는 방식이 오히려 소비자가 채널을 빠져나가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T커머스는 전체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클립이라든가, 가상현실(VR) 또는 제품 분해 등 TV홈쇼핑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대표로 토론에 나선 김경로 KTH(K쇼핑) 본부장은 꾸준한 시장 성장에도 불구,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며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본부장은 "사업 초기 5% 수준이던 송출수수료가 올해 20%까지 증가했고, 당분간 지속적으로 오를 거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T커머스사는 판매수수료율을 올릴 수밖에 없고 중소기업 또한 이를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가격에도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T커머스가 TV홈쇼핑을 흉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내부 반성도 많다"며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T커머스의 전망이 밝은 만큼 새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차별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TV와 모바일을 넘나드는 혁신적 전자상거래 모델을 많이 만들어내는 중국 사례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T커머스협회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공정거래 확립 및 부당거래 근절을 다짐하는 중소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정경쟁구도를 확립하고 과당경쟁을 지양하자는 자율실천규범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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