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9일 경기전 어진박물관에서 준원전 청포본 태조어진과 경기전 홍포본 태조어진, 영조어진, 철종어진 등 어진 4점의 모사본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특별전 ‘다시 태어난 어진’을 개막했다.
경기전 홍룡포본 태조어진. |
준원전 태조어진. |
모사본은 어진 진본을 그대로 따라 그린 그림으로 지난해 제작에 돌입해 최근 잇따라 완성했다.
경기전 홍룡포본 태조어진은 전통 초상화가의 대가 권오창 화백이 나서 경기전 태조어진(국보 제317호)의 복색을 청색에서 홍색으로 바꿔 그렸다. 이 모사본은 용안을 포함해 절반가량이 소실된 상태로 남아있는 홍룡포본 태조어진(1900년 제작,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을 참고했다.
준원전 청룡포본 태조어진은 권 화백이 일제강점기에 촬영돼 유리원판으로만 전해지는 어진을 추정해 그렸다. 사진 속 태조는 검은 수염의 장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번 모사본은 현존하는 태조어진 중 가장 큰 화폭에 담았다.
영조 어진. |
반신상 영조어진은 1744년(영조 20년)에 제작한 것을 1900년(광무 4년)에 이모한 영조어진(보물 제932호,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을 다시 모사한 것이다. 미술해부학 박사이자 얼굴학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조용진 교수가 그렸다.
철종어진. |
철종어진은 지난 1861년 제작돼 현재 절반이 불에 탄 상태로 남아 있는 철종어진(보물 제1492호,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을 본떠 그렸다. 이철규 화백(예원예술대 교수)이 나서 불탄 부분을 추정 복원해 모사했다.
이들 어진은 내년 2월26일까지 어진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태조어진 진본도 모사본과 함께 오는 25일까지 2주간 전시한다. 어진박물관은 매년 개관일(11월6일)에만 진본을 공개해왔다.
전시기간에는 어진을 그릴 때 사용하는 재료와 도구, 제작 과정이 담긴 사진, 그림견본 등을 함께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진본과 함께 다시 태어난 어진을 동시에 만나고 전통 초상화 제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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