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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위력에… 새누리도 반대보다 찬성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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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는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단단한 결속이 힘을 발휘했다. 거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여당 친박(친박근혜)계 이탈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는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국가적 중대 사안에 대한 표결인 점을 감안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인수위원회 관계자 면담 등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새누리당 방미특사단 의원 6명도 이날 새벽 서둘러 귀국했다. 표결을 보이콧한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299명이 투표에 참여해 234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탄핵안 가결정족수를 34표나 넘어섰다. 야 3당과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절반에 가까운 최소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무소속 김용태 의원과 야당 의원 전원 등 171명이 탄핵안을 발의한데다 탄핵 발의에 빠졌던 정세균 의장도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반대 56표보다 많다.


여야 의원들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비박계는 막판까지 탄핵안 가결을 위한 표 단속에 공을 들였다. 비박계 주축의 비상시국위원회는 오전 국회에서 탄핵 대열에 대한 최종 점검에 나선 결과, 참석자 33명이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간 비상시국위와 행동을 같이 한 비박계와 중립 성향 의원이 40명 안팎이라는 내부 분석을 감안하면 친박계 중 20명 정도가 찬성으로 돌아선 셈이다. 친박계 핵심부가 내심 기대했던 ‘샤이 박근혜’(숨어 있는 탄핵 반대파)도 없었다.

‘탄핵 찬성’ 장미꽃 뿌리친 이정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던 중에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달하는 ‘탄핵찬성 촉구’ 장미꽃을 뿌리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재문기자
친박계 대거 이탈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민심의 위력이 반영된 결과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분노한 민심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초 친박계는 탄핵 사유가 아직 법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탄핵 반대의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검찰이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한 데다 언론보도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제기된 추가 의혹이 더해지며 탄핵을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비박계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은 표결 전 입장발표문에서 “검찰 지휘부는 모두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손으로 임명된 사람들인데 이들이 과연 증거도 없이 현직 대통령에게 죄를 뒤집어씌워서 피의자로 입건했겠느냐”고 반문하며 탄핵 찬성을 독려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입구에서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대구·경북)의 지역구 의원과 초선 중 비례대표 의원 상당수도 탄핵정국 이후 상당한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이 가까운 시점에 후원금이 끊기고, 지역구 사무실과 의원 개인 휴대전화 등으로 탄핵에 동참하라는 메시지가 쇄도하며 공포심을 느꼈다는 의원이 있을 정도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친박계가 폐족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이들과 거리를 두고 훗날을 도모해보겠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며 “정치적 의리를 중시하던 친박계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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