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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가위도 잘 쓰고 마음까지 따뜻한 '1위안' 이발사

입력 : 2016-12-08 15:00:00 수정 : 2016-12-08 14: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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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동안 단 한 번도 가격을 올려받지 않고 ‘1위안(약 170원)’을 고수한 중국의 이발사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허난(河南) 성 자오쭤(焦作) 시에 사는 이발사 왕(67)씨는 자기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심지어 그는 다른 이발사들이 수십년 동안 가격을 올리는 와중에도 단 한 번도 돈을 올려받지 않았다.

열세 살에 처음 가위를 잡은 왕씨는 스승에게 이발기술을 배우면서 한 가지 당부의 말을 들었다.

‘부정직하게 살아 돈을 더 버느니, 차라리 정직하게 살아 돈을 덜 벌어라’

왕씨가 스승의 말을 가슴에 새긴 건 그가 사는 동네 주민들 대부분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힘드니 마음 놓고 머리카락 자르는 것도 일부 주민들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왕씨는 “다른 이발사들이 5위안(약 840원)으로 이발비를 올릴 때, 난 한 번도 돈을 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6시쯤 문을 열어 자정이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는 왕씨는 바쁜 중에도 주변 사람 챙기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는 돈을 거의 벌지 못하는 가정이나 노인들을 찾아 무료 이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제자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왕씨는 제자들에게 기본 기술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승의 말씀 당부하기를 잊지 않는다.

마을에 사는 한 80세 노인은 입이 마르도록 왕씨를 칭찬했다. 더 칭찬하고 싶은데, 그를 꾸밀 마땅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이 노인은 몸이 좋지 않아 한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했을 때 왕씨가 찾아와 머리카락을 직접 잘라줬다고 말했다.



왕씨는 겸손해했다.

그는 “우리는 늘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야 한다”며 “지난 25년간 고수해 온 ‘1위안’ 요금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네티즌들의 왕씨 칭찬은 뻔한 일이다.

한 네티즌은 “사람들은 자기만의 인생 철학이 있다”며 “누군가 왕씨더러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결코 그게 나쁜 인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이 세상은 돈보다 사랑과 헌신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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