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라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려다보지만 희망은 여지없이 깨진다. 나무들로 시야가 막혀 제 모습을 볼 수 없다. 비경이라 불리는 곳이니 전망대에서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실망감이 몰려온다. 하지만 어라연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잣봉 방향으로 좀 더 올라야 한다. 5분가량 오르면 드디어 어라연의 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딱히 전망대도 아니지만 주위가 뻥 뚫려 있다.
어라연은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바위라는 세 개의 신선바위 삼선암과 그 주변의 ‘뼝창(벼랑의 강원도 사투리)’,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말한다. 옛날 이곳에 어라사라는 절이 있어 이름 붙여졌다는 말과 물고기가 워낙 많아 물고기 비늘로 뒤덮인 연못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어라연의 풍광을 담은 뒤 잣봉까지 오른 후 되돌아가도 되고, 어라연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면 반대편으로 산길을 타고 내려가도 된다. 다만 어라연까지 가려면 가파른 길을 내려가야 해서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위험할 수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잣봉을 오르지 않고 동강탐방안내소에서 동강을 따라 어라연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코스도 있다. 왕복 2∼3시간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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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고씨굴의 ‘용의 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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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고씨굴의 통로를 차지하고 있는 ‘님의 기둥’. |
동강뿐만 아니라 영월엔 땅 아래 풍광도 기가 막히다. 고씨굴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고씨 가족이 피난했던 곳이다. 주된 통로가 약 950m, 가지 굴이 약 2438m로 총 3388m나 된다. 일반에 공개된 곳은 620m로 왕복 4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고씨 일가가 살았던 고씨 거실터 본 후 왼편으로 통로가 이어져 있다. 종유석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듯 모여 있는 종류폭포, 통로 중간에 버티고 서 있는 님의 기둥, 끊어진 오작교, 무량탑, 오백나한 등 자연이 만든 신비한 작품을 본 후 마지막으로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이 뒤엉켜 만든 천왕전까지 이르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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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고씨굴의 ‘오작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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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고씨굴의 ‘무량탑’. |
◆사람 냄새 나는 추억으로 가는 길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한때 가수왕까지 하면 잘나갔던 최곤(박중훈)과 20년 지기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는 영월 방송국으로 떠밀려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게 된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지만 최곤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 ‘오후의 희망곡’은 지역 주민들의 소소한 얘기를 들어주며 점차 영월의 명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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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스타’의 촬영장소는 현재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바꿔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 카페에선 동강을 보며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
이 영화는 우연히 영월을 들린 ‘라디오스타’ 작가가 실제 폐 방송국이 된 KBS 영월방송국 영월중계소를 보고 소재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영화에서 최곤은 영월중계소 라디오 방송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지금은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바꿔 운영되고 있다. 또 영화에 나온 청록다방과 순대국밥집, 청령포 모텔 등이 그대로 간판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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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박물관의 라디오들을 한데 모아 놓은 전시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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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박물관에서는 직접 자신이 라디오방송을 하고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상당수 방문객이 “내 목소리 맞아?”라는 반응을 보인다. 어른들은 아련한 옛 추억에 빠져들 수 있고, 자녀는 라디오방송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
박물관에서는 직접 자신이 라디오방송을 하고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다. 제공된 원고를 가지고 해도 되고 원하는 말을 해도 된다. 상당수 방문객이 “내 목소리 맞아?”라는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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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 |
이와 함께 주크박스에서 나오는 1980∼90년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다방과 헤드폰을 끼고 영화 ‘라디오스타’에 나온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공간, ‘라디오스타’ 영화를 짧게 편집해 볼 수 있는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어른들은 아련한 옛 추억에 빠져들 수 있고 자녀는 라디오방송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월=글·사진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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