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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촛불의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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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3 20:42:36 수정 : 2016-12-03 20: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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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집회 자원봉사자 "촛불만 약해지지 않는다면… 힘들지 않아요"
“솔직히 저녁 챙겨드릴 여유가 없어요. 먹을 시간도 사실 없고…. 그러니 밥 더 드실 분은 하나 더 드세요.”

여섯 번째 촛불 집회가 열린 3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관계자가 자원봉사자들에게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퇴진행동 자원봉사자들은 오후 2시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조를 나누고 임무에 대해 안내를 받는 중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저녁밥 제때 먹기 힘들다’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당구역과 임무 확인에 여념이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촛불집회가 시작한 지난 10월29일부터 매주 토요일 정오쯤 광화문광장에 집합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함께 식사를 하고 조편성 및 정보공유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주된 임무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화장실·교통 등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촛불과 팻말 등 집회 물품을 나눠주는 일이다.

자원봉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데 이날은 170여명이 지원했다. 실제로 현장에는 100여명 정도가 나왔지만 새로 만난 사람이나 여러 번 같이 일한 사람이나 하루 일하다보면 가족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식사 등 일부 지원을 제외하면 자원봉사 이수점수는 물론 어떤 혜택도 사실상 없다. 그러나 촛불이 사그러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자발적으로 촛불인파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이날은 본집회가 짧아 오후 7시정도부터 정리를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8시쯤 활동이 마무리가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후 야간행진까지 참여하고 가기 때문에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여섯 차례 집회에 모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직장인 이소영(30·여)씨는 “주된 연령층이 10대부터 40대 정도”라며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소중한 주말 시간을 의미있는 봉사를 위해 아낌없이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계속 나오니 몸 상태가…’라고 말을 건네자 이씨는 “사실 엄청 피곤하다”면서도 “촛불의 물결을 보고 있노라면 보람이 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난동을 부리는 시민이나 큰 돌발상황은 없지만, 초 하나에 불을 붙일 때도 그렇고 매번 모든 상황이 긴장의 연속이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2주 연속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연(19)양은 “사실 본집회가 시작되면 너무 바빠서 무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거의 알기 힘들 정도”라면서도 “시민분들이 ‘고생한다’고 쓰다듬어주시고 핫팩이나 음식을 건넬 때면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김양은 “자원봉사자들은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지원하느라 촛불 파도에도 동참하기 힘들지만, 집회 뒤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보면서 ‘내가 나눠준 촛불이 지렇게 물결을 이루는구나’라며 너무도 뿌듯해진다다”며 미소를 지었다.

글·사진=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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