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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입장 표명 요구에도… 청 '어정쩡' 행보

입력 : 2016-12-02 18:35:22 수정 : 2016-12-02 21: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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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가 먼저” 재차 확인만/ 퇴진 시점 언급 ‘야당 반대’ 부담/ ‘대통령·여 의원 면담’ 출구 모색/ 성사 땐 개헌 추진 당부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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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오후 6시까지 4월 퇴진 일정을 제시하라”는 새누리당 비주류 측 요구에도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모호성 전략’을 이어갔다. 청와대는 “국회 합의가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내부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 비주류 측 의원들과의 연쇄면담을 검토하는 등 출구 모색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면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는 내년 4월 퇴진 및 6월 대선 당론을 존중한다. 다만, 퇴진 일정 확정을 위해선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주류 측이 제시한 조건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먼저 퇴진 시점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박 대통령과 여당이 합의해도 야당 동의를 얻지 못해 전체 논의가 무산될 것을 우려해서다.

야 3당 원내대표들이 2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논의를 위한 회동에 앞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야 3당 원내대표들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이날 발의해 오는 9일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이재문 기자
그러나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퇴진 일정과 관계없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청와대 내부 기류는 면담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야 3당은 탄핵 강행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여당 비주류 측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왼쪽 두번째)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서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두 손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 기자
비주류 측도 청와대에 7일 오후 6시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비주류 측도 입장 표명이 없으면 탄핵에 동참한다는 방침이어서 청와대도 더 이상 기존 입장 고수가 어려워졌다. 또 야당 동의 없이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앞서 밝히는 것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면담을 통해 4월 퇴진 당론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퇴진 로드맵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해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들, 비주류를 만나서 의견을 경청하고 의견을 밝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르면 주말부터 여당 의원들과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재선 의원 면담이 취소됐으나 의원들의 요청이 많아 다시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다음주 초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관계자는 “여당 입장은 알았고, 야당과도 논의를 해봐야 하니 주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만약 성사된다면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 방법으로 개헌 추진을 당부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에 대한 직접 촉구는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스스로의 퇴진을 매개로 하는 개헌 추진을 당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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