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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업 강탈 지원하고… KT 인사·광고 특혜 지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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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7 18:42:02 수정 : 2016-11-28 07: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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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차은택 범행에 어디까지 관여했나
검찰은 27일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구속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피의자 지위를 재확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미수에 그쳤지만 차씨 일당의 ‘포레카’ 강탈 과정에 관여하고 이들과 공모해 KT를 압박한 구체적 정황을 추가로 밝혀냈다. 앞으로 검찰이나 특검수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악용해 측근들이 한몫 챙기도록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중대한 탄핵사유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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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 대통령, 기업강탈 과정에 일부 개입”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횡령 등 혐의로 차씨를 구속기소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 대통령과 관련해 주목한 것은 차씨 일당의 ‘포레카’ 강탈미수 사건이다. 포레카는 원래 포스코계열의 광고대행업체였으나 포스코는 경영이 악화하자 매각에 나섰다.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차씨 등은 이때 자신들이 직접 포레카를 가져가려 했지만 인수자격이 안 되는 데다 기업가 한모씨가 소유한 C사와 롯데그룹 계열사 엠허브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불가능했다. 그러자 이들은 한씨가 포레카를 인수하면 다시 그 지분을 자신들이 세운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통해 넘겨받는 쪽으로 계획을 틀었다.

이 대목에서 박 대통령이 등장한다. 그는 지난해 2월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포레카 김영수 대표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실상 롯데에 포레카가 넘어가는 것을 막은 셈이다. 실제로 그해 5월 롯데는 입찰을 포기해 버렸다. 검찰은 다만 “지금까지는 포레카 강탈 사건의 공범으로 박 대통령을 엮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차씨 일당이 포레카를 인수한 한씨를 협박해 지분을 강탈하려 했지만, 이런 범행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입증할 증거가 아직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시 이 부분을 확인키로 했다. 검찰이 포레카 강탈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것은 ‘사기업 강탈’은 헌법에 규정된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만일 박 대통령이 차씨와 최씨 등이 기업인을 협박해 개인 업체를 강탈하는 데 관여한 증거가 발견되면 중대한 탄핵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반면 차씨와 최씨 등의 KT 인사 개입과 광고수주 특혜 혐의에 대해선 박 대통령을 공범이라고 명시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차씨가 각각 측근 인사인 신모씨와 이모씨를 KT의 고위 광고담당자로 앉힌 뒤 자신들이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에 KT가 광고물량을 몰아주게 하는 과정에서 “신씨와 이씨를 KT의 광고담당자로 채용토록 하라”,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안 전 수석에게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201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 행사’ 용역사업, 자신 소유의 회사에서 10억원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차씨 변호인 “최씨 측이 다 떠안고 가라고 요구”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차은택이 중국에 있을 때 김성현(43·미르재단 전 사무부총장)이 전화해 ‘회장(최순실)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대. 난 이번에 조금 가볍게 안고 갈 거야’라고 말했다. 그래서 차은택이 ‘네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 이후 통화가 끊겼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느 순간부터 차씨는 배제되고 김씨가 오히려 최씨의 사실상 오른팔, 수하 역할을 했다”며 “미르재단이나 플레이그라운드 등 각종 특혜 수주와 관련해 김씨가 전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고 폭로했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김씨는 차씨의 후배로 차씨가 추천해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됐다.

법조계에선 차씨 측의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씨가 차씨를 희생양 삼아 본인과 박 대통령이 책임질 만한 일을 감추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박 대통령의 역할을 푸는 데 주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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