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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세연 "'옥중화', 부담·긴장의 연속…배우인생 전환점"

입력 : 2016-11-26 10:01:00 수정 : 2016-11-27 14: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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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부담감은 더 쌓여갔고요. 낙서하다 지우고,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기도 했어요. 물론 촬영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지만 인터넷 반응과 너무 다르다 보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배우 진세연이 MBC '옥중화'의 타이틀롤 부담감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사극 거장' 이병훈 PD의 작품인 데다 이영애(대장금), 한효주(동이)의 바통을 이어받아 성공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진세연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뜨거웠다. 극의 중심으로 많은 분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 50부작 내내 따라다녔다. 여기에 극 후반부 불거진 연기력 논란은 더욱 무겁게 진세연을 짓눌렀다. 그는 덤덤히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그간의 맘고생을 털어놨다.   

"촬영장 안팎의 온도 차가 심했어요. 현장에서는 잠 못 자고 힘들게 촬영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대견하다' '잘한다' 칭찬하셨고, 밖에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알지 못했어요. 방송을 보면서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왜 저렇게 연기했을까 싶었죠. 기본기 탄탄한 선배님이라면 어떤 연기가 던져지든 흡수하셨을 거예요. 제가 부족해 생긴 결과물이지만 그땐 속상했어요."   

진세연은 '옥중화'에서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에서 태어나고 자라 외지부(지금의 변호사)로 성장하는 옥녀로 분했다. 갖은 역경을 딛고 옹주의 신분을 회복해가는 옥녀 캐릭터를 그려내는 일은 간단하지 않았다. 진세연은 "'대장금' '동이'가 생각나지 않는 옥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출연 전 각오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영애, 한효주를 잇는다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잘해도 본전'이라는 말도 들었어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으니 고민이 끊임없이 생겨나더라고요. 부담감도 커지고요. '대장금' '동이'가 생각나지 않는 특별한 옥녀를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솔직히 생각만큼 잘 안 된 것도 사실이고, 연기력 논란도 어쨌든 제가 못해서 나온 거니 속상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많은 분들이 작품에 대해 기대해 주셨고, 그 작품에 진세연이 나온다는 것에 우려하신 것 알아요. 시작할 때 우려하는 분들의 마음을 돌려야지 다짐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부담감이 크게 다가왔어요.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들께 존경심도 느꼈어요. 어떻게 그런 부담감을 이겨냈을까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촬영하는 신마다 부담과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대사 두세 마디밖에 없는 짧은 신조차 긴장을 놓을 수 없었죠. 부담감도 없을 수 없더라고요. 그건 어쨌든 시작했으니 이겨내야 했어요. 지칠 때마다 감독님 응원이 힘이 됐어요. 항상 촬영장에서 웃으려고 노력하지만, 대기실에서 영혼 없는 제 표정을 보셨나봐요. 감독님이 '힘들지? 늘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동 받았어요. 믿어주신다는 거니까요."


진세연은 자신을 향한 일부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들였다. 많은 시청자가 자신을 향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 부단히 노력했다. 진세연은 타이틀롤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시청률 변화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청률 20%를 돌파한 '옥중화'에는 진세연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있다.   

"시청률이 떨어질 때마다 화살이 꽂히는 기분이었어요. 시청률이 떨어지면 '왜 떨어졌을까'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그럼에도 '옥중화'와 옥녀는 진세연에게 인생작이자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잘 됐든 안 됐든, 말이 많았어도 저에게 '옥중화'의 의미는 커요. 언제 이런 역할을 연기해볼 수 있겠냐는 마음으로 연기했기 때문에 몇십 년이 지나더라도 옥녀 캐릭터는 남을 거 같아요. 많이 배웠고, 연기 인생의 반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진세연 하면 옥녀' 이렇게 빵 터지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옥녀는 인생 캐릭터예요."

진세연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혔던 옥녀와의 시간을 떠나보내며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올 한해 휘몰아친 기분이에요. 가수들이 콘서트 끝난 뒤 공허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이런 느낌일까요. 매일 눈 뜨면 촬영장이었고, 많은 생각으로 그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 그걸 안 해도 된다는 게 속 시원할 줄 알았는데 허전하더라고요. 밤마다 대본을 기다리는 불안감, 내일 바로 촬영이 시작된다는 긴장감이 습관이 됐나 봐요. 스스로 놀라웠어요."

그동안 진세연 쉴 틈 없는 작품 행보를 보였다. 그는 "다작을 의도하지 않았다"며 타고난 체력을 다작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하지만 '옥중화' 이후에는 휴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체력이 좋아서일까요. 한 작품 끝나고 나면 '푹 쉬어야겠다' 생각하지만 두세 달 쉬고 나면 체력이 회복돼요. 그러다 괜찮은 작품이 있으면 또 출연하게 되고요. 이번에는 쉼이 필요할 듯해요.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쉬고 싶어요. 지금 3학년 2학기라 학교에 다닐 거 같아요. 빨리 졸업하고 싶은데 졸업 작품도 해야 하고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에요. 다들 어떻게 졸업하는지 대단해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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