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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타는 줄 알았더니… 아빠도 갱년기?

입력 : 2016-11-20 20:34:56 수정 : 2016-11-20 20: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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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감소, 남성도 여성만큼 힘들다 A(56)씨는 요즘 부쩍 ‘가을을 타는’ 것 같다.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고, 가족끼리 둘러앉아 일일 드라마를 볼 때에도 혼자 눈물이 찔끔 나곤 한다. 기분뿐만 아니라 신체적 능력도 전보다 더 떨어진 것 같다. 평상시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는데도 이유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늘 활기찼던 A씨의 변화에 가족들도 의아하긴 마찬가지다.

기온이 떨어지면 쓸쓸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기 쉽다. 이런 증세는 흔히 ‘계절성 우울증’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가을탄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잠깐 스쳐가는 증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남성 갱년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흔히 갱년기는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남성도 여성처럼 뚜렷하고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을 뿐 똑같이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특히 남성 갱년기는 중년 이후의 정신, 심리적 상태 및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특성이 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던 직장에서 후배들에게 밀려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은 물론 가정에서도 소외된 기분 등 자신의 역할이 축소된 것 같은 생각이 심리적인 위축을 부른다.


중년 남성들 중 상당수는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남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 전문의들은 남성 갱년기에 접어든 환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 ‘골다공증’을 꼽는다. 또 이유없이 무기력하거나 피곤하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세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올바른 극복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 환자들은 신체활동 저하와 체중 증가, 식욕 저하, 불면증, 골다공증 등 신체적 증상과 건망증, 자신감 결여 등 심리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이외에도 무력증, 근육량 감소, 성욕 감소, 안면홍조, 우울증, 피로 등이 동반된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 호르몬이 점점 줄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50세를 넘어가면서 간, 신장 내분비계 등 특정 질환이 없는데도 테스토스테론, DHEA(생식호르몬), 성장호르몬 등이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성욕과 성기능이 떨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 감소, 피로 등을 동반한다. 드물지만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여성처럼 가슴이 나오기도 한다. 남성 갱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남성호르몬은 30세 전후에 정점에 이른 뒤 해마다 약 1%씩 감소한다. 40∼60세 남성의 약 7%, 60∼80세 남성의 약 21%에서 혈중 남성호르몬이 정상치 미만으로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성기능은 물론 뇌, 골대사, 근육질과 신체지방분포, 적혈구 생산, 심혈관계 등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동시에 체지방이 증가해 복부 부분에 지방이 축적, 배가 나오는 전형적인 노인형 체형이 된다. 노년이 되면서 근육의 양과 질이 저하와 골량의 감소는 일상적 활동에 제약을 주며 쉽게 넘어지거나 고관절골절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이 시기에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이 남성 골다공증이다. 남성 골다공증은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이차성 골다공증과 원인이 불명확한 일차성 골다공증으로 분류되는데, 이차성 원인으로는 생식선 기능 저하증, 낮은 체질량지수, 흡연, 알코올 과다 섭취, 스테로이드 사용, 육체적 저활동 등이 꼽힌다. 특히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거나 마른 사람, 술, 담배를 즐기거나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골밀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갱년기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는 남성호르몬과 혈액 및 전해질 측정, 골밀도, 전립선과 초음파검사가 있다. 남성호르몬 부족을 대체하기 위해 매일 알약을 먹거나, 2∼3주에 한 번씩 남성호르몬주사를 맞는 방법이 있다. 또 호르몬이 스며나오는 패치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호르몬제제는 전립선암, 심폐기능이상, 수면 중 무호흡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절대로 자가진단해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지침을 따라야 한다. 또 전립선질환 비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거나 혈중 적혈구 수치가 높으며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호르몬치료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남성 갱년기도 여성 갱년기 및 골다공증처럼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성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남성 갱년기 문제를 신체적, 정신적 문제까지 관심을 두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비약물요법인 운동과 규칙적 생활, 금연, 절주, 휴식, 취미생활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나이에 따른 건전한 정신적, 사회적,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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