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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대학졸업장이 뭐길래 수능에 목메냐고?"

입력 : 2016-11-15 05:00:00 수정 : 2016-11-15 08: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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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대졸·고졸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생산직의 호봉제를 기반으로 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노동시장 전반에 걸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중장년층 생산직 근로자 상당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생산현장에 뛰어들어 현재의 월급을 받고 있는데요. 생산직군은 숙련된 기술에 대한 수요, '강성노조' 등의 영향으로 장기근속자들이 많은데 이는 고임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 이제 한국에 이른바 '대졸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것도 임금 격차가 적은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대졸 근로자(사무직)의 상당수는 40대 중후반 비자발적으로 명예퇴직을 하는 등 생산직 근로자들이 누린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국내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노동시장에 대졸 근로자들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진 것도 한 이유입니다.

매년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대졸 근로자와 고졸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고용노동부의 OECD 국제비교 통계에 따르면 비교 대상으로 삼은 OECD 31개 국의 대졸 이상 근로자 대비 고졸 근로자의 임금수준 차이는 평균 '-56'을 보였다.

이는 고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156에 달해 고졸보다 대졸의 임금이 56% 많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임금 차이는 '-37'였다.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고졸 근로자보다 37% 많다는 얘기다.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OECD 31개국 중 대졸과 고졸 근로자의 임금 차이가 큰 국가 순서대로 순위를 따져도 23위에 그쳤다.

◆韓 대졸-고졸 임금격차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이유

우리나라의 대졸과 고졸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데는 2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리나라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온전하게 누리는 중장년 근로자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생산현장으로 뛰어든 생산직 근로자가 많다.

우리나라의 1년 미만 근속자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수준은 3.3배에 달해 연공서열이 OECD 최고 수준이지만, 대졸 사무직 근로자는 조기 명예퇴직 등으로 사실상 이를 제대로 누리기 힘들다.

이에 반해 고졸 생산직 근로자들은 숙련기술에 대한 수요와 강력한 노조의 영향 등으로 장기근속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고임금으로 이어진다.

◆일부 생산직 '귀족노조' 등의 영향으로 장기 근속…고임금으로 이어져

젊은 근로자들의 경우 '대졸 프리미엄'의 실종이 꼽힌다. 대졸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중장년 근로자와 달리 20∼30대 청년층 근로자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2014년 한국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70.9%로 OECD 최고 수준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구직시장에서 대졸 프리미엄을 내세우기 어렵다. 최근 대졸자들이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나 건설 일용직까지 진출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교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대학 진학에 목을 매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정작 대졸 프리미엄은 점차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며 현재 국내 교육체계는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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