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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스마트세대의 新연애법, 'OO'으로 썸 탄다

입력 : 2016-10-29 05:00:00 수정 : 2016-10-28 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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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가장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다 바로 '썸을 타다'입니다. 남녀가 정식 커플로 발전하기 전 상호 탐색의 시간을 갖고, 정서적 거리를 좁혀가는 것을 뜻하는데요. 당사자들은 이 시기에 상대방의 정확한 마음을 몰라 애를 태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연인이 아니라면 메신저 대화를 조심해야 합니다.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하는 대화는 자칫 잘못하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직장인 김모(34)씨는 메신저 알림 소리가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최근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과 한창 이른바 '썸'을 타는 중이기 때문. 매일 아침 출근은 잘했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는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어느날 '썸녀'로부터 아무런 말 없이 연락이 뚝 끊겼다. 김씨는 "왜 연락이 없는지 (썸녀에게) 굳이 되묻지 않았다"며 "꼭 그가 아니어도 세상에 여자는 많고 아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 사귀자’면서 고백을 하기 전까진 모두 다 '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남녀 사이에 '뭔가(something)'가 있긴 한데 정식으로 교제할 만큼의 호감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상태를 젊은 세대는 ‘썸’이라고 부른다. 썸은 연애 직전 '간질간질한 설렘'이기도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함'과 '위태로움'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도 서로의 진정한 짝을 찾아 헤매는 과정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2011년 1월 1일부터 올해 7월 27일 블로그(7억4555만9901건)와 트위터(98억2054만8716건)를 분석해 스마트 세대의 연애에 대해 알아봤다.

◆썸 타면서 '진정한 짝' 찾는다고?

5년 전인 2011년만 해도 '썸'(2만328회)보다는 '어장 관리'(3만7495회)의 사용 빈도수가 더 높았다. 여러 이성을 후보로 두고 계속 여지를 주면서 관리를 하지만, 누구와도 확실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장관리는 썸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썸'(4만2911회)은 '어장관리'(3만9299회) 언급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2014년 가수 소유와 정기고의 노래 '썸'이 발표되자 언급량은 40만여회로 급증, 현재까지 애매한 남녀 관계를 지칭하는 대표 단어로 자주 쓰이고 있다.

썸을 탈 때는 '전화'(4544회)보다는 '카톡'(8949회)이나 '문자'(7725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는 부담스럽지만 카톡이나 문자는 읽고도 내키지 않을 때 답장을 하지 않으면 된다. '읽씹'(읽고 무시하기)은 2011년 45회로 처음 등장, 지난해 385회까지 언급됐다.

썸의 감성어로는 '설레다'의 언급량이 총 3만3405회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싫다', '당황', '짜증' 등 부정적인 단어의 언급량도 눈에 띈다. '싫다'는 총 2만9000여회 언급돼 '설레다'에 이어 언급량 2위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언급량도 2011년 1000여회에서 지난해 8600여회로 8배 이상으로 뛰었다.

◆연애 시작 전 상대방 보는 눈 더 '깐깐'…소개팅에도 경제적 사고 담겨 있어

대개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은 서로에게 시간과 돈·감정·노력 등을 쏟아 붓는다. 바쁘고 팍팍한 세상에 이런 노력이 아깝다면, 단순 호감에서 연애로의 관계 발전은 힘들 것이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 상대가 진정 나와 맞는 사람인지 더 깐깐하게 따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과 연애의 연관어로 '고르다'·'까다롭다'는 2011년 10만여회 언급되기 시작,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어난 17만2000여회로 집계됐다. '고민'은 매년 평균 5만여회씩 꾸준히 언급됐다.

썸을 시작하기 전에도 페이스북과 프로필 사진을 미리 확인하며 상대의 외모나 취미·취향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썸의 연관어로 '페이스북'은 총 5414회, '프로필 사진'은 1478회 등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SNS로 먼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교환한 뒤 만나는 요즘 소개팅에는 경제적 사고가 담겨 있다며 불황 속 연애도 하나의 '특권'이 되면서 최소의 노력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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