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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이식으로 만난 남녀…평생의 반려자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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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8 09:52:47 수정 : 2016-10-28 10: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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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간의 절반을 뚝 떼어줬더니 상대방은 자신에게 심장의 절반을 줬다. 간 이식으로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골인한 미국의 어느 커플 이야기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프랭크포트에서 건설 관련 전문가로 일하던 크리스 뎀프시는 사촌 여동생의 간 이식이 시급하다는 동료의 말을 들었다. 크리스의 동료는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오른 환자만 10만명이 넘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미 해병대 출신인 크리스는 간 이식을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인생에 두려움은 없다며 늘 어려운 일이 생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 했다. 동료에게서 간 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여성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이봐, 난 할 수 있어. 어서 돕자고’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운명인 걸까. 크리스가 히더에게 간 이식을 해도 된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히더 크루거는 병원에서 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두 달 내에 이식받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의사는 말했다. 그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바닥 깊숙이 몸이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린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수술대에 오르기 전 이들은 같이 밥을 먹었는데, 크리스는 히더가 불편하지 않도록 음식을 그릇에 담아주는 등 따뜻하게 배려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이들은 일리노이주 대학 병원에서 본격적인 검사에 들어갔고, 나란히 수술대에 오른 끝에 크리스의 간 절반이 히더에게 이식됐다.



점점 가까워진 두 사람. 이들은 지난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식을 위해 처음 만난 지 약 1년 반만의 일이다.

히더는 “크리스는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그 누구보다 놀라운 사람”이라며 “매일 나를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 덕분에 웃게 됐다”며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크리스는 “간 이식으로 결혼까지 이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CBS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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