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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아스널 20년 지킨 명장 벵거… “은퇴가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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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7 21:00:46 수정 : 2016-10-27 21: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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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원산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세계 최고의 축구시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유럽축구 클럽 대항전에서는 잉글랜드 클럽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 오래됐지만 흥행면에서는 으뜸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몰려 있다. 이에 뒤질세라 세계적인 명장들이 즐비하다. EPL의 세계적인 명장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는 조제 무리뉴 감독(포르투갈), ‘갑부구단’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스페인), 전통의 명가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독일),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사진) 감독(프랑스) 등이 꼽힌다. 이들 가운데 영국인 출신은 한명도 없다는 게 아이로니컬하다.

이 중에서도 벵거(68) 감독은 올해로 만 20년째 ‘위대한 클럽’ 아스널을 지휘하고 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1996년 10월 런던으로 건너온 벵거 감독은 아스널 구단 130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감독으로 불린다. 고희를 바라보는 벵거는 ‘그라운드의 교수’라고 불린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석사 출신이라선지 그라운드에서도 결코 다혈질이지 않고, 늘 점잖은 모습을 보인다. 190cm의 장신이지만 선수 시절은 초라했다. 아마추어 팀에서 대부분의 선수 생활을 보냈고, 프로 무대에서는 10경기 남짓 출전한 게 고작이다. 그렇지만 아스널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그라운드의 교수’다운 명성을 뽐내고 있다. 정교한 패스 위주의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해 온 벵거는 아스널에서 2003∼04시즌 무패(26승12무)의 챔피언 등 3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6번의 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뤄냈고, 올해의 감독상을 3차례나 수상했다.

아스널은 북런던의 낡은 하이버리 경기장을 대신해 3억9000만파운드(약 5400억원)를 들여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신축하느라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매 시즌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의 단골 손님이었다. 이 정도면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그의 지도력은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벵거는 모든 선수들을 자식처럼 대해주고 선수들에 강한 믿음을 가진 게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이라고 말한다.

벵거 감독 하면 어린 선수를 발굴해 팀의 중심 선수로 만드는 능력으로 더욱 유명하다. “다른 팀들은 슈퍼스타를 사지만, 우리 팀은 슈퍼스타를 만든다”는 그의 말은 유명하다. 마르크 오베르마르스, 에마뉘엘 프티를 800만파운드에 영입해서 FC 바르셀로나(스페인)에 3200만파운드에 판 것과 니콜라 아넬카를 50만파운드에 영입하여 2230만파운드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판 것은 유명한 사례이다. 또한 벵거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무능한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벤치워머였던 티에리 앙리를 영입해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키우기도 했다.

벵거 감독은 누가 뭐래도 대단한 남자다. 그가 처음 영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 ‘아르센이 누구?’라며 조롱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큰 업적으로 이러한 편견을 없앴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과의 계약이 내년 6월에 끝난다. 재계약을 위해 구단과 감독 또는 지도자는 반 시즌이나 한 시즌 정도를 남겨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게 보통이다. 평생 축구장에서만 살아온 벵거 감독은 “은퇴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구단에서는 그에게 아직 러브콜을 보내지 않고 있다. ‘노병’의 모습을 언제까지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을까.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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