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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럭키' 이준 "아직 20대…꼼꼼히 천천히 갈 것"

입력 : 2016-10-26 09:30:17 수정 : 2016-10-26 09: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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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개인적인 거예요. 저만 아는 그런 거라고나 할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허벅지에 칼 맞고 몽둥이 잡으러 가는 그 발걸음, 그 스텝을 계산했거든요. 연기할 때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그럴 때 희열을 느끼죠."

배우 이준(28)은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를 촬영하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굳이 생각해내려고 한다면 떠오르겠지만, 아마 어떤 관객도 그 장면을 주의 깊게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이준은 연기 방식이라면 연기 방식이다. 한 장면 한 장면, 욕심내지 않고 하나씩 완성해 간다. "아직 뚜렷하게 뭔가 보이지는 않아요. 아직 이십대이니까요.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욕을 먹을 때 먹더라도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가고 싶어요."

'럭키'의 예상 밖 흥행(24일 현재 누적 관객수 449만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어쨌든 배우 유해진의 성공기에 맞춰져 있다. 무명 단역 시절을 거쳐 조연 배우로, 조연 배우에서 다시 주연 배우로, '럭키'의 성공이 곧 유해진의 성공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실 유해진이 연기한 '형욱'과 이준이 맡은 '재성' 두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관객의 웃음을 위해 사실상 '재성'은 '형욱'에 희생됐고, 그런 측면에서 양 캐릭터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평가도 있다.

"괜찮아요. 그런 건 전혀 상관없어요. 시나리오 읽었을 때,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역할에 상관 없이 어떤 식으로든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제 연기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그건 제가 받아들이고 가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대신 이준은 자신이 공을 들여 연기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재성'이 삶을 포기하고 목을 매다는 장면을 서로 다른 연기로 17번 찍었던 거나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캐릭터의 지질함을 살리기 위해 뒷머리에 일부러 '땜빵'을 만들었던 것, 또 마지막 장면에서의 액션 연기의 합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들려줬다.

그는 "사람으로서 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장르의 특정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진실하게 연기하는 게 더 중요하죠."

이준은 2008년 영화 '닌자어쌔신'에 출연한 이후 6년 동안 그룹 '엠블랙' 활동과 연기를 병행했다. 그는 데뷔 때부터 요즘 흔히 말하는 '연기돌'(연기자+아이돌)의 선두주자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2014년 10월, 연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엠블랙'을 탈퇴했다. 2015년부터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 드라마 4편, '럭키' 등 영화 3편을 했다. 작품 수로 따지면 '광폭 행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는 그동안 '연기돌'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다. 연기하는 아이돌 가수에 대한 비판은 연기력은 물론 연기에 대한 태도로 번졌고, 같은 맥락에서 이준 또한 이러한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런 선입견들, 저는 다 인정해요. 다만 어떻게 하면 내 연기가 더 나아질까,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요."

이준은 자신을 '멘탈이 매우 약한 타입'이라고 표현했다. 겉으로 티를 내는 성격이 아니지만, 백 명이 칭찬해도 한 명의 비난에 쉽게 마음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은 이틀에 한 번꼴로 슬럼프를 겪는다고도 했다.

"고뇌의 시간을 보내요.(웃음) 악플이라고 해도 제가 인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봐도 못 한 연기를 리플들이 지적할 때면, 마음은 아파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멘탈이 마음대로 강해지는 건 아니니까, 상처도 넘기면서 연기를 더 잘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것들을 해봤는데, 연기가 제일 적성에 맞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는 피아노를 쳤고, 그외에 악기도 다뤄보기도 했다. 무용을 전공해 대학에 갔고, 다시 무용을 그만두고 가수가 됐다. 이제는 배우가 됐다.

"우리 영화처럼 다른 사람과 인생이 바뀐다면요? 전 그냥 저로 살래요. 아무리 제가 부러워하는 사람도 그 사람의 스트레스가 있을 거예요. 전 그냥 제 스트레스에 만족하면서 살고 싶어요. 영화 흥행해서 좋은데, 지금 당장 진행 중인 드라마가 있잖아요.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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