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배려 기본 매너 있어야
사진이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은 정보가치가 뛰어나다. 사진 한 장만으로도 수십 가지의 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다. 해외여행에서 찍은 사진 몇 장으로도 현지의 날씨, 풍광, 동반인, 복장, 분위기, 먹은 음식, 호텔, 날짜 등을 찾아낼 수 있다. 정보기관에서 사진 판독관을 두는 이유도 사진의 정보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그림이나 조각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예술장르다.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작품전에 가보면 사진예술에 감동을 하고 감탄하게 된다. 사진은 홍보다. 오늘날 세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 사진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홍보수단이다. 예전에는 국가 주요기관에서 행사할 때 사진촬영을 금지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허용하고 있다. 심지어 플래시 기능은 금지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진촬영을 금지한 세계적인 미술관, 박물관이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엄청난 홍보효과 때문이다. 이미지 관리에 예민한 정치인들은 벼락 맞아 죽을 때 반드시 웃는다는 농담도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줄 알고 본능적으로 웃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진은 기록성, 정보가치, 홍보가치, 예술성이 뛰어나기에 이런 멋진 표현도 나오게 됐다. “사진은 스토리, 히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제대로 사진을 찍으려면 비싼 카메라를 사용해 전문기술을 익힌 사람들이 찍어야 했다. 게다가 필름 가격도 비싸고 현상과 인화라는 과정까지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즉시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으니 ‘사진혁명’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초연결의 시대, 그리고 감성의 시대라고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사진은 최고의 소통이고 공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는 ‘찍어 주고 찍혀 주는 사이’라는 말도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야 상대방의 기쁨이 커지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사적인 모임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게 되면 본의 아니게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 ‘사진은 선물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사진은 폭력이다’라는 말도 있다. 사진 한 장이 그 사람의 이미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웅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찍어 주고 찍혀 주며 살아가야 하는 포토문명의 시대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기본 매너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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