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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자금 유용·사유화 정조준…'최순실 수사' 속도

입력 : 2016-10-20 18:59:09 수정 : 2016-10-20 22: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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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설립 관여 문체부 간부 2명 소환 / 독일 거주 최씨 모녀 소환 일정 조율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미르·K스포츠재단에서 자금 유용 등 불법이 발견될 경우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함에 따라 현 정권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재단의 모금 경위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해 검찰 수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의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블루케이(The Blue K) 사무실이 20일 오후 텅 비어 있다.
하상윤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20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최씨 등 두 재단 관계자들의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두 재단의 설립 승인과 법인 등록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간부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면서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최씨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재단 중 K스포츠재단은 최씨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진작 제기됐다. K스포츠재단 2대 이사장에서 최근 사임한 정동춘(55)씨가 최씨와 각별한 관계이고 최씨가 사실상 소유주로 알려진 ‘더블루케이’라는 회사가 재단과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블루케이는 전직 펜싱 국가대표 선수인 고영태(40)씨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았는데, 고씨는 박 대통령이 애용한 핸드백을 만든 ‘빌로밀로’의 대표를 지냈다.

최씨는 독일에 더블루케이 현지 법인과 ‘비덱스포츠’라는 회사를 추가로 설립했다. 비덱스포츠는 스포츠 인재 육성 등을 사업 목표로 내세워 ‘인재 육성이란 명분 아래 K스포츠재단 기금을 빼내 승마선수인 자신의 딸 정유라씨의 훈련에 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씨 모녀는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어 검찰은 조만간 더블루케이 관계자 등을 통해 모녀 측과 귀국, 조사 등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는 K스포츠재단 자금 유용 의혹과 두 재단 모금 경위 규명의 두 갈래로 진행 중이다. 여기서 두 번째 갈래인 모금 경위 수사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모금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청와대가 모금을 지시하지 않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모은 것”이란 입장이다. 전경련은 이미 두 재단의 통폐합에 착수한 상태다.

이날 박 대통령도 “전경련이 (재단 설립에)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이것이 제가 알고 있는 재단 설립의 경과”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이 발언은 ‘적어도 모금 과정에는 불법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 개시와 거의 동시에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1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기관증인으로 참석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우병우 민정수석이 회의 시작 전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앞서 정권 실세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보인 청와대의 반응과 흡사하다. 2014년 청와대 문건 사건 때의 이른바 ‘찌라시’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자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해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 수석보다 의혹을 조사한 이 전 감찰관의 잘못이 더 큰 것처럼 몰아가 ‘검찰에 수사 방향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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