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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인간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 평균 수명은 115세"

입력 : 2016-10-06 13:38:03 수정 : 2016-10-06 13: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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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 기대수명은 115세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중보건과 영양섭취 향상으로 지난 150년 간 인간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긴 했지만 몸 속 유전자(DNA)라는 생물학적 한계 때문에 먼 훗날에도 115세 생일을 맞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AECM)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5일자)에 ‘인간의 기대수명 한계에 관한 증거들’ 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한계수명을 파악하기 위해 인구통계자료가 남아있는 18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약 150년 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 100세 이상 산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했다. 

1860년대 이후부터 인간의 기대수명은 점차 늘고 있지만 '백세인'의 평균 수명은 1995년을 정점으로 오히려 줄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료=AECM

그 결과 1860년대 101세였던 최장수 기록은 1990년대 108세, 지금은 122세까지 점점 늘었다. 기대수명도 마찬가지. 1900년대 초반 50세를 밑돌았던 기대수명도 매 10년마다 약 2.5년씩 증가해 지금은 80세에 육박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본의 남녀 기대수명은 83.7세, 프랑스는 82.4세, 영국 81.2세, 미국 79.3세다. 참고로 같은 해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3세(남성 78.8세, 여성 85.5세)이다.

연구진은 하지만 100세 이상의 센터네리언(centenarian)의 평균 수명은 1995년을 기점으로 줄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4개국에서 1968년과 2006년 사이 110살 이상 장수한 인구는 534명이다. 암과 심장병 같은 질병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보급, 보다 안전해진 출산, 영양섭취·공중보건 향상으로 1968∼1994년 110세 이상 인구의 평균 수명 또한 해마다 0.15년씩 늘었다. 하지만 1995년 이후엔 되레 0.28년씩 줄었다.

'한계수명'을 주장하는 학파는 인간의 신체적, 유전적 측면을 고려할 때 인류의 최대 기대수명은 115세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료=AECM

연구를 주도한 얀 페이흐 AECM 교수는 "100세 이상의 장수 인구만 놓고 보면 인간의 최대 기대수명은 지난 20년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연구진은 인간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수명은 115세라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페이흐 교수는 "(프랑스인이자 1997년 122세를 일기로 사망한 세계 최장수 기록 보유자 장 칼망< 아래사진> 할머니처럼) 사람이 125세까지 장수하는 경우는 1만명 가운데 1명 정도 겨우 찾을 수 있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BBC

연구진은 의학기술 등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수명이 마냥 늘지 않는 이유로 자연적 한계수명을 들었다. 신체 외부의 도움을 받아 수명을 어느 선까진 연장할 순 있지만 신체의 젊음과 노화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진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페이흐 교수는 "기대수명을 120세, 125세, 130세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인간 종의 유전적 메이크업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천, 수만개의 약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들 약이 개발된다하더라도 노화 과정이 워낙 복잡해 인간의 한계수명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인구통계를 근거로 기대수명을 한정 짓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간의 수명 상한선을 지지하는 입장인 데임 패트리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건강한노화연구센터 소장은 "흥미로운 연구이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한 묘사가 없다"며 "비만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요즘 기대수명은 상당 수준 떨어질 것이라는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인간은 앞으로 과학기술을 앞세워 생물학적 한계라는 '신의 영역'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제임스 보펠 교수는 아예 ‘인간의 기대수명 상한선’ 자체를 특정지어선 안된다는 쪽이다. 보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솜씨 없는 짜깁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 유감스러운 대하소설은 한계수명이라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인구 통계학적 자료 대신 과장된 수사, 빈약한 방법 그리고 예쁜 그래픽을 앞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가까운 미래 인류가 얼마나 오래 살 것이냐라는 화두에 대해 어떠한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보태지 못했다는 것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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