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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답사는 기본'…형사도 놀란 10대 심야 상점털이

입력 : 2016-10-01 01:08:04 수정 : 2016-10-01 01: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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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 오전 4시 20분께 부산 중구의 한 제과점이 털렸다.

누군가가 자동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카운터에 보관된 현금 40만원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28초에 불과했다.

보안업체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간의 추적 끝에 경찰이 최근 검거한 김모(16)군 등 중학교 동창 4명은 범행에 앞서 제과점 내부는 물론 주변의 도로와 상점 영업시간 등을 답사했다.

제과점 옆에는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이 있었는데, 범행 시간에 앞서 1명이 편의점에 들어가 물건을 사며 종업원이 매장 밖을 못 보게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수절도 등 전과가 10범 이상인 김군 등은 이런 식으로 최근 일주일간 심야에 택시를 타고 부산과 경남을 오가며 역할을 나눠 제과점 등 20곳의 상점에 몰래 들어가 현금 등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이들은 자동출입문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을 노렸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플라스틱 손잡이를 제거한 문구용 가위의 뒷부분을 자동출입문의 열쇠 구멍에 넣어 자동출입문을 작동시킨 뒤 상점 내부로 들어갔다.

열쇠 구멍과 가위 뒷부분의 모양이 거의 일치, 가위를 돌리면 자동출입문의 전원이 그대로 켜졌다.

철저한 사전답사, 허술한 자동출입문, 호흡이 척척 맞는 역할분담 등이 맞물려 매번 범행에 걸린 시간은 1분 이내였다.

범행에 앞서 휴대전화를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친구집 담벼락에 보관해 경찰이 추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했다.

부산과 경남의 7개 경찰서 형사들이 이들을 잡으려고 매달렸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못 찾았다.

그러던 중 주변 학교를 상대로 탐문에 나선 부산 중부경찰서 형사들은 이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단체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형사들은 한 학생의 도움으로 마지막 모임 장소를 파악해 최근 부산의 한 주택가 공터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이 도주로 확인 등 사전답사를 하고 범행도구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베테랑 형사들도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김군 등 3명을 구속하고 박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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