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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사드 최적지'… 국방부 부지 변경 배경은?

입력 : 2016-09-30 18:43:30 수정 : 2016-09-30 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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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제3후보지’ 선회… 한달간 평가 거쳐 낙점 / 졸속 추진하다 안보정책 뒤집혀 / 소유권 이전 협상·추가예산 필요 / 야권 반대 속 김천시 반발 관건 한·미 군 당국이 30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선택한 데는 기존 성산포대 배치에 따른 성주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크게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충분한 준비없이 졸속 추진하다 주민 반발에 휘둘려 국가 안보정책을 뒤집은 케이스로 향후 비슷한 정책이 시행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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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7월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 장소로 발표하자 성주 주민들은 격렬히 반발했다. 사드 레이더가 내뿜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사드 배치 부지가 발표되자 온갖 유언비어들이 양산됐다. 성산포대에서 불과 1.5㎞ 떨어진 성주읍에 1만4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것도 유해성 논란을 키웠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에 내려가 설득하려 했지만 성난 민심을 확인하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북핵·사드본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국방부가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꺼낸 괌 사드포대의 국내 언론 공개 카드도 역부족이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지역주민 갈등 관리 등에 소홀한 채 배치를 밀어붙인 군수뇌부에 비난이 쏟아졌다. 이러한 갈등 국면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박 대통령이 부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4일 청와대에서 열린 TK(대구·경북)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성주군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 검토하고, 그 조사 결과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국민께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주한미군 장성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이순진 합참의장(왼쪽부터),한민국 국방부 장관,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오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방부도 “성주지역에서 다른 부지 가용성 검토를 요청하면 평가 기준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이전까지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강변하던 국방부 체면은 땅에 떨어졌다.

국방부는 지난달 22일 “성주군과 협조해 빠른 시일 내 제3후보지를 평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일주일 후인 29일 초전면 성주골프장과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후보지 3곳에 대한 평가에 착수했다.

새누리당 경북지역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국방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최종 선정 결정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박보생 김천시장(오른쪽)이 30일 경북 김천시 신음동 김천시청에서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한 달여에 걸친 평가 끝에 나온 결론은 성주골프장이었다. 기존 부지였던 성산포대보다도 여러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지만 혼란을 초래한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주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고, 해발고도 680로 기존 발표 기지인 성산포대(해발 383)보다 높다. 성주읍과 가까운 성산포대에 비해 주변에 민가도 적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으며, 성산포대보다 면적도 넓어 레이더 및 포대를 배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부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원불교 신도들과 평통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 배치 제3부지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부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원불교 신도들과 평통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 배치 제3부지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부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원불교 신도들과 평통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 배치 제3부지 발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그러나 사드 레이더가 김천 쪽을 향해 현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고, 원불교도 성지인 정산(鼎山) 송규 종사의 생가터, 구도지 등이 성주골프장에 인접해 원불교 역시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을 매입할 경우 거액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만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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