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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개발사업 철거과정 불법행위 막는다

입력 : 2016-09-30 00:05:12 수정 : 2016-09-30 00: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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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 근절 종합대책’ 마련 재개발, 재건축 등의 공사 현장에서 원주민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개발주체와 원주민 간에 갈등이 빈번했다는 의미다. 2009년 용산사태처럼 폭력을 동원한 강제철거가 비극적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이 같은 강제철거를 근절하기 위해 나섰다. 서울시는 29일 ‘정비사업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철거 과정에서 시민이 삶의 터전과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 측은 “용산 참사 이후 세입자 이주대책 등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2013년 사전협의 절차를 도입하는 등 강제철거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인덕마을이나 옥바라지 골목 같은 갈등이 근절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시에서 벌어지는 개발사업은 철거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협의 없는 강제퇴거’와 ‘강제퇴거 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정비구역을 지정하고 조합이 설립되는 초기 사업계획단계에서 노후도·가구 밀도 등 물리적·정량적 평가 외에 거주자 의향·주거약자 문제·역사생활문화자원 등을 종합적·정성적으로 판단해 정비구역을 지정한다.


또 협의조정단계에서는 사전협의체 제도를 기존 관리처분인가 이후에서 분양신청완료 시점 이후 관리처분인가 이전으로 앞당겨 운영한다. 사업협의체 제도는 조합·가옥주·세입자·공무원 등 5명 이상으로 협의체를 이뤄 세입자가 자발적으로 이주할 수 있게 5차례 이상 대화하도록 한 제도로, 그동안 법령이나 운영기준 없이 행정지침으로 운영됐지만 올해 안으로 조례 개정을 통해 법제화하고 세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그동안은 보상금액이 결정되고, 이로 인해 사업 당사자 간 분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인 관리처분계획 이후에 사전협의가 진행돼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전협의체 구성 주체도 바꾼다. 기존 조합에서 구청장으로 바꾸고, 민간 전문가를 포함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보강할 계획이다. 합의가 어려우면 사전협의체에서 조정안을 제시해 세입자·청산자의 ‘발목잡기’나 조합의 ‘형식적’ 협의를 모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또한 사전 협의체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청장에게 도시분쟁조정위원회에 직권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적극적 분쟁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관련법에 따라 25개 자치구에 도시분쟁조정위원회가 있었지만 당사자가 신청할 때만 열렸던 탓에 운영이 저조했다.

이와 함께 시는 관리처분인가 이후 착공 전 이주단계에 있는 사업장 45곳에 대해서 철저히 사전 모니터링해 강제철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갈등조정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미이주 가구를 중심으로 이주·철거절차를 안내하고 사전조정활동을 한다. 불가피한 인도집행의 경우에도 감독 공무원을 현장에 보내 집행관이 아닌 조합 측 고용인력이 폭력 같은 불법행위를 벌이는 것을 막고 위법행위가 일어나면 고발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람은 결코 철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강제퇴거는 편의가 아니라 최종 수단이 돼야 한다”며 “2009년 용산 참사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모든 법과 행정적 권한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원칙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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