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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두테르테 잇단 '반미행보' …몸값 뛰는 필리핀

입력 : 2016-09-29 19:09:39 수정 : 2016-10-24 15: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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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미와 군사훈련 중단” / 남중국해 갈등 중국엔 ‘러브콜’ / “등거리 외교로 실리 추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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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필리핀의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동남아시아의 외교·안보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 게임(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며 “이것이 미국과 필리핀의 마지막 연합군사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미국과 연합순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행보에 더 이상 공동보조를 맞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추진해온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전략이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줄리아 메이슨 미 국무부 대변인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필리핀과 보다 폭넓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필리핀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단단한 관계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는 “워싱턴은 중국의 힘이 커지는 것과 함께 최근 필리핀의 행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다만 필리핀 다바오시에 많은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일본이 있기에, 일본이 마닐라와 워싱턴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 정부의 친미 외교 노선을 비판하면서 ‘자주외교’ 행보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중 등거리 행보를 통해 실리를 챙기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 갈등으로 악화된 대중 관계를 개선하고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필리핀의 가장 큰 교역국”이라면서 “필리핀은 중국이 철도사업 등에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달 중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 자본의 투자 유치와 남중국해 분쟁 해역의 자원 공동개발, 경제협력 확대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내 러시아 방문 일정도 잡아놓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방부에 중국과 러시아 무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필리핀 군사훈련 중단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듣지 못했다”며 “(기존에 말했던) 남중국해 연합순찰 중단을 의미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미국과 필리핀은 다음달 4∼12일 필리핀 해역에서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 미군 1400여명과 필리핀군 500여명이 참가하는 미·필리핀 연례 연합 상륙훈련(PHIBLEX)을 개최한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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