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국제교류재단의 `독일 한국유물 특별 순회전`에서 공개된 고려 수월관음도. |
26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윤동한(69) 한국콜마 회장은 일본에 반출된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매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할 예정이다. 매입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자금으로 이뤄졌다.
윤 회장은 지난 6월 미술품 중간상을 통해 일본의 한 골동품상이 보유 중이던 수월관음도를 사들였으며 이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밝히고 지난 23일 박물관에 기증서를 보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부 심의 절차 등을 거쳐 수월관음도를 기증받을 예정이다.
윤 회장은 올해 봄 미술품 중간상이 일본의 수월관음도를 살 사람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한국에서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계속 일본에 남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고 한다.
윤 회장은 이번 기증 절차를 비밀리에 진행해왔다. 회사와 박물관에서도 극소수 인원만 사안을 알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회장은 외국에 유출됐던 문화재들이 국내로 돌아와야 한다는 의지를 늘 갖고 계셨다"며 "평소 밝혀 온 의지가 이번 기회에 실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인수 과정을 논의 중인 건 사실이고 인수되길 바란다. 다만 인수하기 적합한 유물인지 검토 중"이라며 "불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공해 줄 수 없지만, (인수가) 결정되면 바로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히는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적으로 40여점밖에 남아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호림박물관 등 일부 사립 박물관만 수월관음도를 소장하고 있다.
이번 수월관음도 국내 반입을 이끈 것은 윤 회장의 역사 등 인문학에 대한 애정 덕분이다.
윤 회장의 인문학에 대한 애정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6월 출간한 저서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지혜를 기업 경영의 핵심의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윤 회장은 "기업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 이윤을 내는 것이 작동원리이므로 '사람의 무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학문인 인문학이 회사원들에게도 중요하다"고 이 책에서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콜마는 윤 회장의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천자문 쓰기, 인문학 특강, 역사필독서 탐독 등 인문학 교육을 하고 있다.
윤 회장은 농협과 대웅제약에 재직하며 기업인의 꿈을 키우다 1990년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지난해 지주사와 계열사의 합산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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