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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찬바람 부는 경주… 수학여행 특수 실종

입력 : 2016-09-25 19:14:10 수정 : 2016-09-25 23: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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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여파 예약 취소 연기 속출…보문관광단지 호텔·콘도 썰렁
상대적 안전지역 호남행 늘어…담양 죽녹원·남원 광한루 등 북적
24일 기자가 찾은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인근 유스호스텔 숙박단지는 텅 비어있었다. 매년 이 맘때면 전국에서 몰려든 중·고교의 수학여행 학생들로 북적이는 모습과는 대조를 보였다.

가을 수학여행 특수를 누려왔던 경주에 연이은 지진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주시와 불국사숙박협회에 따르면 12일 경주에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수학여행을 예약한 중·고교 가운데 90% 가량이 해약했다. 전국 300여곳의 중·고교 4만5000여명이 경주행 수학여행을 취소한 것.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35억여원에 이른다.

강원도에서 이번 달 경주행 수학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거나 연기한 학교는 20곳에 달한다. 전북에서는 25개 학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1개 학교가 경주행을 포기했다. 광주·전남지역도 하반기 중 경주로 수학여행이 예정됐던 16개교 중 절반인 8개교가 장소를 타지로 변경했다. 이같은 갑작스런 수학여행 취소로 불국사 숙박단지는 가을특수가 실종됐다. 숙박단지내 한 유스호스텔은 지난 21,22일 이틀간 광주 한 고교의 수학여행단 830명이 찾기로 예약돼 있었지만 당일 취소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유스호스텔 관계자는 “숙박과 식당 등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학교측에서 안전을 이유로 수학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산 잇단 지진으로 최근 수학여행단 등 관광객이 급감한 경주 첨성대 주변이 25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지진은 수학여행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호텔과 콘도가 밀집한 보문관광단지도 지진으로 인한 숙박 예약 취소사태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호텔과 콘도는 예년처럼 올해도 6월 이전에 11월까지 예약이 끝났지만 지진 발생이후 대부분 취소해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경주행 수학여행과 가을관광을 취소한 이들중 일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호남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최대 대나무 정원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의 죽녹원은 지난 23일 평일인데도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죽녹원 입구 도로변에는 수학여행 차량 20여대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죽녹원과 메타세퀘이어 가로수 길, 담양 프로방스 등 담양의 주요 관광지에는 수학여행 온 중·고생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관광객은 평소보다 30%이상 많았다는 게 담양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전남·북지역의 주요 관광지에는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중·고교와 관광단체로부터 숙박과 식당을 예약하는 문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전남 담양 죽녹원, 전북 남원 광한루, 전남 순천 순천만 정원이 주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중·고교가 수학여행지로 경주행을 취소한데는 학생들의 안전을 가장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지진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숙박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국민안전처는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경주지역 유스호스텔27곳, 호텔 10곳, 수련원 2곳 등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주·광주·전주=장영태·한현묵·김동욱 기자 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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