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요가? 뭐가?](5) 잘 쉬는 것도 훈련이다 - '한 박자 쉬고'

입력 : 2016-09-24 14:00:00 수정 : 2016-09-24 00:15: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요가와 그 속근육 이야기

.
잘 쉬는 것도 훈련이다.

얼마 전 올림픽에서 골프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의 말이다.

<<물론 박인비도 골프를 처음 시작 했을 때는 엄청난 양의 연습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일정 궤도에 오른 후 부터는.... “가만히 ‘멍 때리는’ 게 아니에요. 일종의 멘탈 훈련”을 했다고 한다.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상정해 최악의 경우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반복한다고 한다. 기량 차이가 거의 없는 세계 초일류들의 승부를 가르는 건 결국 결정적 순간의 ‘심리’다. 어쩌면 박인비의 무심함은 타고난 게 아니라 훈련의 소산일지 모른다.(중앙선데이 8.28일자 기사 중 일부 발췌)>>

사하사나 중인 강아지
혹시 죽은 것 아닌가? 놀랄 수도 있지만, 완전히 이완되어 있는 모습이다. 죽으면 강직이 일어나지만 사진 속 강아지는 편안하게 이완된 모습이다.

사하사나-송장자세
요가에서 마무리 동작이다. 이름처럼 죽은 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자세이다.

모든 사람들이 사하사나를 좋아할 것 같지만 의외로 눕혀보면 누워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이리 저리 둘러보며 방황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는 그중 한분은 나가면서 강하게 항의 한다 “도대체 시간도 짧은데 선생님이 쉬려고 눕혀 놓는거 아니냐?”, “왜 꼭 누워서 자라는 거냐”라며 거친 눈빛을 보내며 돌아간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요가에서의 마지막 아사나(동작)은 사하사나savasana 즉, 송장자세이다.

사하사나는 요가 경전에 약 3000년 전부터 나오는 아사나-동작 중 하나이다. 죽은 사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 몸을 그대로 내려놓을 수 있는 것도 요가 아사나 중 하나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다 보면, 생각보다 가만히 있는 동작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빠른 요가, 파워요가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 수업시간 처음부터 끝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근육을 키우고, 멋드러진 요가 사진처럼 동작을 배우고 따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겉 근육-모양근육만을 사용하면서 빠르게 호흡하다보면 만성적으로 교감신경은 항진되고, 이 만성적인 긴장은, 언제나 몸의 중심이 어깨나 승모근 같은 흉곽의 상부 근육을 긴장시키고, 겉근육이 커지면서, 뇌로 가는 혈관을 줄어들게 하고 뇌로 가는 혈량이 줄어 들게 된다. 몸을 조절하는 뇌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줄어 들면서 뇌 활용 효율은 저하되게 되고, 본능적으로 뇌는 언제 어디서든 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몸(겉근육)을 바짝 긴장 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

임신한 여성들은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궁이 조여 오면서 수축하는 느낌이 올때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겉근육이 긴장 하게 되고, 겉근육이 긴장하면서 겉근육으로 혈량이 증가 하게 된다. 자궁은 속근육이고 자궁으로 가는 혈량이 줄어들면서 아기에게 가는 혈량도 줄어들게 된다. 본능적으로 자궁이 수축하면서 위험 신호를 보내게 된다. 그럴 때 의사선생님은 물 많이 마시고 무조건 쉬라고 한다. 편히 쉬면서 물을 많이 마시면서 수분공급이 늘어나 체내 순환량이 늘어나고 겉근육은 이완되고 속근육 및 장기로 가는 혈량을 증가 시키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소화가 잘 안되고 쉽게 체하는 경험 떠올려 보시길.

결론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눈을 감아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들과 그 생각들의 가지들로 하루 중 단 1분도 눈을 감고 본인의 호흡을 바라보지 못한다.

인도의 명상가 오쇼(O'sho)는 “호흡은 마음의 가장 깊은 시스템이다. 호흡이 곧 사념이다. 호흡을 멈추면 사념도 즉각 멈춘다. 잠깐 호흡을 멈추어 보라. 즉각 사념의 흐름이 뚝 끊길 것이다. 사념은 보이는 호흡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만성적인 교감신경 항진상태에서는 순간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기대하기 힘들다. 언제나 공격에 대한 대응 준비 모드로 앵그리 버드처럼 누군가 건드리기만 하면 쏘아 붙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변화무쌍한 일상생활을 적응하기도 바쁜 시간이지만, 하루 중 단 오 분만이라도 나의 건강을 위해 온전히 나의 숨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호흡 쉬어 가는건 어떨지.

지금 당장 눈을 감고 코에 의식을 집중하고 아무생각 없이 들어가고 나가는 숨을 하나로 하여 15까지 호흡수를 세어 본다. 셋을 넘어가기 전에 벌써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다면, 생각이 파도처럼 왔구나 알아차리고 흘려보낸다. 다시 호흡을 바라본다. 또 다시 생각이 떠오른다면 다시 알아차리고 흘려보낸다. 그리고 호흡을 바라본다. 알아차리고 바라보기를 반복한다면,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호흡을 바라보는 힘은 키워질 것이다.

푸린은 포켓몬 네온의 도시 편에 나오는 포켓몬 중 하나이다. 특징은 푸린이 노래를 하면 모두 잠든다는 것이다.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잠을 자지 않아 신경질적이고 날이 서 있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 푸린이 나타나 노래를 부르고 도시의 사람들은 잠이 든다. 처음으로 개운하게 잠들었던 사람들은 깨어나면서 웃으며 전날 신경질 낸 것은 미안했다며 서로에게 사과하고 웃는다. 네온의 도시가 꼭 만화 속 이야기 일뿐일까? 일상에 쫓겨 살고 있는 모습이 네온의 도시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잠을 자지 못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있던 사람들은 잠이 들면서 부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신경계 균형이 맞춰진다. 자는 동안(이완 하는 동안) 몸의 자정작용이 일어나면서 의식이 맑아지는 것이다. 지금 나는 내 몸이 원하는 만큼 휴식을 주고 있는지, 내가 원할 때 사하사나를 할 수 있는지 점검해 보자.

사진출처=라이징 아이돌
사하사나

1. 몸의 긴장을 풀고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2. 엉덩이를 살짝 들었다 털석 내려 놓고 양 발은 어깨 넓이 정도로 편안한 넓이로 벌린다.
3. 상체를 들었다가 털석 내려 놓으며 어깨와 등의 긴장을 푼다. 양 팔은 골반 옆에 손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손바닥을 천장을 향해 놓는다.
4.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하면서 목에 긴장을 풀고 편안한 위치에서 멈추고 턱 끝을 몸통 쪽으로 당겨 뒷목도 살짝 늘어나게 한다.

Yoga Instructor 서혜정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