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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너도 나도 '치킨집'… 생계형 창업자 10명 중 8명 문 닫아

입력 : 2016-09-20 18:38:45 수정 : 2016-09-21 21: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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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생존율 17.4% 그쳐 / 퇴직자 등 앞다퉈 창업 몰리지만 불황 시달리다 빚만 떠안고 폐업 / 창·폐업 ‘소매·서비스·음식’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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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서 조그만 치킨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58)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그는 2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야심차게 매장을 열면서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지만, 매출은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년 새 인근에 프랜차이즈 치킨매장들이 들어서면서 부쩍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지금처럼 장사가 안 되면 창업할 때 빌린 대출금 갚기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뚜렷한 방법이 없는 한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10명 중 8명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처럼 음식점 등 소규모 창업을 한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이 높았다. 별다른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빚만 떠안은 채 문을 닫는 셈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김현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신규·폐업 현황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총 창업은 967만5760개, 폐업은 799만309개로 나타났다. 창업과 폐업을 단순 비교한 자영업 생존율은 17.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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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신규창업은 경기가 나쁠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2005년 81만개 수준이던 신규창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7년과 2008년에는 100만개를 넘어섰다가 2009년부터 90만개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신규창업이 101만5619개를 기록해 다시 100만개를 넘어섰다. 조기 퇴직과 취업난 등으로 소규모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서비스업·음식업 등의 창·폐업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창·폐업 모두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했다. 지난 10년 동안 경기도에서 240만4984개(24.9%)가 창업됐고, 서울에서는 208만5668개(21.6%)가 문을 열었다. 폐업도 경기 지역이 188만개로 전체 폐업의 23.6%를 차지했고, 서울도 22.1%였다. 수도권 폐업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창업 증가와 함께 개인사업자 대출도 급격히 불어났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6월 말 현재 222조904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7.9%였다. 특히 50대의 경우 전년 대비 무려 21조원이나 급증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97조원)의 39.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글로벌 통계조사 전문업체인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전체 취업자 중 26.8%에 달한다. OECD 평균(15.4%)보다 11.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노후 소득이 불안정한 퇴직자들이 뾰족한 대책이 없어 생계형 창업에 떠밀리듯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자영업자 연금소득 증대 등의 사회안전망 구축 대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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