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백성을 얻는 게 곧 천하를 얻는 길임을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소통 중시의 민주주의 기본이념과 서로 통한다. 백성을 얻기 위해선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백성의 마음 곧 민심을 얻으려면 백성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맹자의 말은 소통의 가치에 일찌감치 눈떴음을 알게 한다. 백성이 편하면 나라살림은 부강하고 백성은 오늘과 내일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른바 만방함녕(萬邦咸寧)이다. 온 세상이 평안하다는 뜻이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 ‘대우모’(大禹謨) 편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엔 우(禹)임금과 익(益)이 나누는 대화가 나오는데 세상을 평안토록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지도자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우임금은 ‘임금이 능히 임금 자리를 어렵게 알고, 신하가 능히 신하 자리를 어렵게 안다면 정사가 수월하고 백성이 평안할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한다. 그리고 임금과 신하가 그렇게 하면 ‘어진 인물이 초야에 묻히지 않게 돼 세상이 평안하게 될 것’(野無遺賢 萬邦咸寧)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도를 따르면 길할 것(惠迪吉)이요, 거스름을 좇으면 흉할 것(從逆凶)이니 이는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당연한 것(惟影響)이라고 말한다.
제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오늘 시작된다. 여야 지도부도 새로 구성된 만큼 민심을 잘 파악해 민생을 살리길 바란다. 제 욕심만 앞세우면 자칫 한순간에 정상배가 될 수 있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萬邦咸寧 : ‘온 세상이 평안하다’는 뜻.
萬 일만 만, 邦 나라 방, 咸 다 함, 寧 편안할 녕
萬 일만 만, 邦 나라 방, 咸 다 함, 寧 편안할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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