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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신기술' 확보 위해 벤처투자사 10년 넘게 운용"

입력 : 2016-08-31 11:05:44 수정 : 2016-08-31 11: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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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보도, 유망 벤처사 발굴 육성 지원· 325건 이상 투자…'성공작'도 배출
독립성, 이사진 '유착' 의혹 등 여러 문제도 노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정보수집과 비밀공작 등에 필요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유망 벤처업체 발굴 지원 등을 위해 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해 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CIA가 2000년부터 '인큐텔'(In-Q-Tel)이라는 벤처투자회사를 운용하면서 벤처기업에 투자한 것은 325건가량 된다고 전하고 이 중 100건 이상은 여전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테닛 전(前) 미 중앙정보국장[위키피디아 제공]
1990년대 말 당시 조지 테닛 CIA 국장의 권고로 의회의 승인을 거쳐 설립된 인큐텔이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연간 최소 1억2천만 달러(1천342억 원)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수익에 집착하지 않는 '공적 벤처투자사'를 표방한 만큼 인큐텔의 운영자금은 거의 모두 미국 납세자들이 내는 세금이다. 투자자금 대부분은 물론 CIA에서 부담하지만, 원활한 정보ㆍ수사 활동을 원하는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 등도 '소액 투자자'로 참여해왔다.

인큐텔은 설립 직후부터 위성 제작, 데이터 분석ㆍ저장, 언어 변환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CIA가 원하는 관련 신기술을 개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들 업체이기 때문이다.

인큐텔의 '성공 투자' 사례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카펫에 포함된 화학성분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다. 이 투자를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 크리스토퍼 다비 인큐텔 최고경영자(CEO)의 설명이다.

또 인공위성용 안테나 개발 벤처업체에도 투자, 휴대용 위성 안테나를 개발해 실용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덕택에 임무에 투입된 정보 요원이나 병사들이 원거리에서도 교신을 쉽게 할 수 있게 됐으며, "이 기술 덕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건지게 됐다는 찬사를 고객들에게서 듣는다"고 다비는 주장했다.

정찰용 소형 드론(무인기) 개발 벤처사에 대한 투자도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이피 워크스'(CyPhy Works)라는 이 벤처사에 대한 투자 결과 체공 시간이 수백 시간이 넘는 정찰용 소형 드론을 군사ㆍ정보용으로 개조돼 실전에 투입됐다. 이 드론은 이후 상업용으로도 개조돼 사용 중이다.

물론 실패도 존재한다. 가상현실(AR) 관련 벤처사인 '포테라 시스템스'(Forterra Systems)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큐텔은 2007년 자금난에 허덕이던 포테라 시스템스에 투자했다.

이 벤처사에 투자는 인큐텔 이사진(12명)의 한 명인 찰스 보이드 전(前) 공군 대장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투자를 받은 후 이 회사는 개발에 성공했지만, 다른 창투사들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 결국 2010년 파산했다.

독립성을 유지한다고 주장해온 인큐텔의 운용 방식과 이사진의 윤리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망 기술 벤처사 물색 과정에서 적어도 17차례가 이사진 참여 인사와 어느 경우라도 재무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업체들에 대한 투자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WSJ 조사 결과에서도 포테라 시스템스 사례처럼 인큐텔 이사진의 절반가량은 투자한 업체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독립성을 가진 '반관영, 반민영' 형태라고 하더라도 대주주인 CIA가 투자 결정권을 사실상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자금의 엄격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온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로널드 길슨 교수는 투명하고 공정한 투자 결정과 투자금 관리를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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