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면담은 두 대표가 서로 당선을 축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웃는 얼굴 속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오고 갔다. 추 대표는 “특히 야당 목소리, 또 국민 민심이 바라는 것을 제가 잘 전할 테니까 저의 목소리를 국민의 소리로 잘 경청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솔직히 정치력 부분에 있어서는 조족지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도 “촌놈으로 커서 그런지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만은 대표님께 부탁도 많이 하고 사정도 많이 하겠다”고 응수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만나 서로의 당선을 축하하는 악수를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58년 개띠 동갑내기로, 닮은 듯 다른 여야 대표의 호흡을 두고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사에 첫 호남 출신 대표이고, 추 대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사에서 첫 대구·경북 출신 대표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추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됐다는 점도 닮았다.
현 정부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이 대표와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겠다는 추 대표의 근본적 인식차이도 여야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대선의 향배에 중요한 호남을 두고도 신경전이 팽팽하다. 이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호남 대표야말로 정권 재창출의 보증수표”라고, 추 대표는 “그분(이 대표)은 생물학적 호남 출신”이라고 깎아내렸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