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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미 '금리 인상설'에 시장 요동… 고민 깊어가는 한은

입력 : 2016-08-29 21:01:51 수정 : 2016-08-29 22: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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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옐런 의장 연내 인상 강력 시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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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29일 국내 금융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여파로 주식과 원화, 채권 값이 일제히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외국인 자본 유출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이 퍼진 탓이다.

시장에서는 내달 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를 점칠 수 있는 만큼 ‘이때까지 지켜보자’는 관망세도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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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미 고용지표 결과 주목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5포인트(0.25%) 내린 2032.35로 마감돼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0포인트 이상 빠진 2024.93까지 추락해 금리 인상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코스닥도 2.48% 하락한 채 장을 마쳐 부정적인 여파가 더 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미 금리 인상 불확실성의 영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금리 인상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외국인 투자금의 유출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 금리와 차이가 좁아져 외국 자본의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의 코스피 상승세가 외국인 자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들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후 3개월(2015년 11월∼2016년 1월)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조1400억원어치를 팔고 나갔다. 최근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2∼26일 외국인은 455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그 결과 주간 단위 외국인 자본의 유·출입 집계에서 10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를 두고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로 커져 자본 이탈을 부추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423억원어치, 39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개인과 달리 외국인은 8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양호하고, 중국 리스크도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자본이)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올해 12월 한 번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코스피가 소폭 하락에 그친 점도 이런 전망에 힘입은 바 크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나서려면) 미국의 경제 ‘체력’이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경제 지표에 따라 9월 인상이 가능해진 정도로 보고 있을 뿐 12월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고용 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면 내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며 “9월이 유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 급상승… 한은 통화정책 고민 커져


외환과 채권시장에서도 미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3원 상승한 달러당 1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가 금리 인상 전망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급상승을 불렀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의 가치는 오를 공산이 크다.

채권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3년 만기 국고채는 연 1.272%로 전 거래일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축소됐다는 관측이 채권시장에 퍼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은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진한 경기를 살리고자 그동안 완화정책에 힘을 실었지만, 당장 내달이라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는 만큼 사실상 ‘선제적인 추가 인하’ 카드는 꺼내기 힘들게 됐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내렸던 한은이 연내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약세를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한은의 운신 폭이 좁아졌다”며 “9월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커진 미 금리 인상이 가져올 금융시장 파급효과 등을 지켜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계식·이진경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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