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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절친, 알고 보니 친구의 부모가 '친부모'

입력 : 2016-08-29 16:31:29 수정 : 2016-08-29 16: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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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으로 지내온 두 남성. 사실은 친구의 부모가 '친부모'라면? 캐나다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캐나다 C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1975년 캐나다 매니토바주에 있는 한 병원에서 리온 스완슨과 데이비드 테이트 주니어가 사흘 간격을 두고 태어났다. 이들이 태어난 병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같은 마을에서 살아온 리온과 데이비드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됐다. 그런데 이상했다. 점점 자라면서 리온은 데이비드의 부모를, 데이비드는 리온의 부모를 닮았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캐나다 원주민인 두 사람도 속으로는 친부모가 아니라 친구의 부모와 닮은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리온 스완슨.


40여 년이 흐르고 지난해 11월, 이들보다 다섯 달 먼저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두 남성이 친부모가 바뀐 채 살아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DNA검사에 응한 데이비드와 리온. 이들은 친구의 부모가 ‘친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민 5000명 규모에 불과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데이비드와 리온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만감이 교차했다. 슬펐고, 40년의 세월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지나간 시간이 허탈했다.

데이비드는 “혼란스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40년이 사라졌다”고 복잡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를 길러주신 부모님은 항상 우리의 부모님”이라며 “새로운 형제와 부모님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테이트 주니어.


매니토바주 원주민 정치인 에릭 로빈슨은 “그들에게 벌어진 일은 범죄”라며 “한번은 실수로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일은 단순실수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범죄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들이 바뀐 사실은 그들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강조했다.

제인 필포트 보건부 장관은 “이번 일은 모든 원주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같은 병원에서 비슷한 일이 더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캐나다 CBC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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