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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범 "이렇게 인기있을 줄은…"

입력 : 2016-08-26 13:39:29 수정 : 2016-08-26 21: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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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명인사가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습니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 김모(34·구속기소·사진)씨가 첫 공판에서 반성하기는커녕 엉뚱한 말로 유족은 물론 법정 방청객의 공분을 자아냈다.

김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유명인사가 된 것 같다”며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고 답했다.

김씨의 발언은 그의 범행 이후 피해 여성 A(당시 23세)씨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고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 거세게 벌어진 점을 우회적으로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노한 여성들을 향해 ‘그래도 많은 남성은 심정적으로 나를 지지할 것’이란 냉소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통한 심정으로 재판을 방청하던 A씨 유족은 김씨의 발언에 허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일반 방청객들도 한꺼번에 탄식을 쏟아내며 법정이 잠시 웅성거렸다.

김씨는 법원이 선임해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도 싫다는 입장이다. 법정에 참석한 변호인은 흥분한 목소리로 “김씨가 접견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 별도의 변호인 의견은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자신의 범행이 피해망상증 등 정신질환과 관계가 없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여성들에게 받은 피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그같은 일을 한 것 같다”고 거듭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가 길거리에 앉아 있을 때 한 여성이 던진 담배꽁초가 자기 신발에 맞은 뒤부터 ‘여성들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을 품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9월9일 2차 공판에서 김씨의 정신감정를 담당했던 의사, A씨의 어머니 등을 상대로 신문한 뒤 재판을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김씨는 2009년 이후 조현병(정신분열병)으로 6회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치료 중단과 동시에 증세가 다시 악화되길 반복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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