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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올해 콜레라 발병 대부분 후진국… 방역망 이상 없나

입력 : 2016-08-25 19:07:03 수정 : 2016-08-26 0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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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서 또 콜레라 감염… 인근 해역서 잡은 수산물 섭취/ 질본, 검출 균 유전형 분석 중/ 같을 땐 집단발병 가능성 있어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두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이들 환자 모두 경남 거제에서 회를 먹은 것으로 나타나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25일 거제에 사는 A(73·여)씨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지인들이 거제 인근 해역에서 잡은 삼치를 냉동해뒀다가 이튿날 녹여 날것으로 먹었다. 이후 설사 증상이 나타나 입원했다가 지난 24일 퇴원했다.

앞서 광주에 사는 B(59)씨가 지난 7∼8일 통영과 거제에서 회를 먹고 이튿날부터 설사 증세를 보여 확인 결과 콜레라 환자로 판명되기도 했다.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25일 오후 경남 거제시 시보건소 직원들이 해안가 주변에 대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
방역당국은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자 통영과 거제 지역 의료기관에 설사 환자를 대상으로 콜레라 검사를 실시토록 한 결과 A씨의 콜레라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에게서 검출된 콜레라균의 유전형을 분석 중이다. 만일 유전형이 같다면 집단발병에 무게가 쏠린다. 하지만 당국은 유전형이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환자 사이에 ‘거제도에서 회를 먹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연관성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감염 경로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우선 이들 환자는 이동 경로에 겹치는 부분이 없고 섭취한 회의 유통과정도 다르다. 첫 번째 환자는 횟집에서 식사를 했지만 두 번째 환자는 지인이 바다에서 잡은 회를 먹었다. 특히 두 번째 환자는 24시간 냉동된 회를 먹었기 때문에 어패류가 아닌 물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콜레라균은 저온에 약해 냉동하면 죽는 경향이 있다.

보건당국은 이날 5개 팀으로 구성된 콜레라대책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학교급식을 먹고 집단 설사가 발생한 것과 콜레라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콜레라는 일상생활에서 대인 접촉으로 옮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내 사망률도 매우 낮아 과도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콜레라가 발병했다는 점이다.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연구진 등은 전 세계 감염병 정보를 취합해 실시간으로 발병 상황을 보여주는 ‘헬스맵’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르면 8월 들어 콜레라가 발생한 나라는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 몰려 있다. 중국에서 이달 초 발병사례가 있지만 해당 환자는 지난달 말 파키스탄을 방문한 적이 있어 해외유입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미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방역당국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콜레라가 번지는 경로는 크게 오염된 바닷물 및 어패류, 오염된 상하수도, 분변 등 세 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5∼10월 ‘여름철 수산물 선제적 안전관리 강화계획’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생산·유통·판매되는 어패류를 검사한다. 이에 추가적으로 올여름 이른 더위가 찾아오자 6월20일부터 전국 56개 주요 항구에 식중독 검사차량을 순환 배치해 특별검사를 벌였다. 그러나 정작 폭염이 절정에 달한 이달 6일 이후에는 특별검사를 벌이지 않아 유동적인 대처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검사에서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해산물보다는 지하수 등 물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하수 관리에도 허점이 보인다. 관련법에 따르면 50인 이상 집단급식소와 제조업체(식품공장 등)는 지하수 살균소독장치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일반 식당은 이런 의무가 없다. 또 식약처의 지하수 검사 항목에는 노로바이러스나 병원성대장균은 있지만 콜레라균은 없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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