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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선고 받고 美대륙횡단 나선 91세 할머니 대장정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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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5 09:11:45 수정 : 2016-08-25 09: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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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어떻게 마무리 할지' 대화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
자궁암 진단을 받은 직후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자, 치료 대신 미 대륙 횡단 자동차 여행을 택한 미시간 주 91세 할머니가 대장정 1주년을 맞았다.

노마 바우어슈미트(91) 할머니는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드라이빙 미스 노마'(Driving Miss Norma)를 통해 아들 내외와 함께 레저용 차량(RV)에 몸을 싣고 미시간 주 북동부 프레스크아일의 집을 떠난 지 1년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틀랜타 조지아 수족관 [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페이지]
152cm 키에 체중 45kg인 할머니가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RV를 타고 무기한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는 말에 의료진은 우려를 표했으나, 할머니는 지금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마와 아들 팀, 며느리 라미, 애완견 링고를 태운 RV는 그간 미국 32개 주 75개 도시 곳곳을 돌며 약 2만1천km를 주행했다.

그 사이 미 국립공원관리청(NPS) 설립 100주년을 맞아 그랜드캐니언·옐로스톤을 비롯한 20여 국립공원 기념행사에 초청돼 참석하기도 했다. 

RV파크에서 휴식 중인 노마 할머니와 아들 내외 [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페이지]
현재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42만3천460여 명이 '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지를 팔로우하면서 할머니의 여행 소식을 듣고 있다.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가 여정 틈틈이 사진과 글을 포스팅하는데, 포스팅마다 수만 명이 반응을 한다.

어느새 유명인사가 돼있는 노마 할머니는 가는 곳곳마다 환대를 받는다.

노마 할머니는 그간 미 해군, 미 프로농구(NBA) 애틀랜타 호크스 팀 등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과 단체, 마을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할머니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초대에 다 응하지 못할 정도다.

노마 할머니는 이번 여행을 통해 90평생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다. 크게는 열기구 타기, 승마에서부터 작게는 손톱 관리받기, 굴과 초록 토마토 튀김 맛보기까지. 시간변경선을 넘나든 것만 9차례 이상이다.

노마 할머니는 지난 1년의 여행을 통해 삶과 배려와 사랑,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지금까지 여행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바로 이곳"이라고 답한다.

노마 할머니의 아들 내외도 "인간 정신의 위대함과 세상 곳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여행 과정에서 직접 만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격려를 보내주는 이들로부터 큰 힘과 용기를 얻는다"며 "미전역에 커다란 둥지를 짓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 화학요법 치료를 거부하고, 여생을 새로운 세상과 만나며 보내고 있는 노마 할머니의 표정이 어떻게 이토록 밝고 생기 넘칠 수 있는지를 의학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아들 팀은 말했다.

노마 할머니는 암 진단 후 지금까지 의사를 만난 적이 없지만, 특별한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필요에 따라 의료진을 여행에 합류시킬 수도 있으나 노마 할머니는 인위적인 생명 유지 수단을 원치 않는다.

노마 할머니의 여행 계획은 극단적인 날씨를 피해,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은 때 가도록' 정해진다.

할머니는 생이 끝날 때까지 이 여행을 계속할 계획이다.

노마 할머니는 "병실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는 대신 길로 나서기를 잘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여행이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까'에 대한 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게 할머니의 소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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