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보험사 살림살이 호전?… 국제회계기준 적용땐 '빚더미'

입력 : 2016-08-24 20:51:54 수정 : 2016-08-25 01:13: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재무건전성 2분기 연속 상승… 업계 대비는 뒷전 보험사들의 재무상태가 호전되는 흐름이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2분기 연속 상승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RBC 비율 평균은 288%로 3개월 전보다 14.1%포인트 올랐다.

RBC는 ‘각종 리스크에 따른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가용자본)을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의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RBC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보험업법은 RBC가 100%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RBC는 이미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가 되어 버렸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2020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과 함께 이 비율은 폭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 원가로 평가하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부채평가액이 폭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새 회계기준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보험사 경영진은 여전히 ‘당국이 어떻게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할 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모진 ‘채찍’에 볼멘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생보업계만 따져도 40조원가량이 필요하다”며 “저금리 여파로 날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대규모 자본확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은 개선 흐름

보험사들의 RBC는 2014년 9월 말 305.7%를 기록한 이후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267.1%에서 올해 3월 273.9%에 이어 6월 말 288%로 2분기 연속 올랐다. 올해 2분기에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금리 위험액이 9000억원 증가했고, 운용자산 증가로 신용 위험액도 5000억원 늘어 보험사들의 요구자본이 증가했다. 그러나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으로 늘어난 매도증권 평가이익(7조3000억원)과 이익잉여금(2조1000억원) 등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해 RBC가 개선됐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RBC가 6월 말 현재 297.1%로 3개월 전보다 12.4%포인트 상승했고, 손해보험사는 269.1%로 17.7%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별 세부 현황을 보면 흥국화재의 RBC가 151.1%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가까스로 넘었다. 흥국화재는 지난 3월 말 현재 RBC가 148.2%로 150% 아래로 떨어졌었다. 롯데손해보험(155.4%), 다스법률비용보험(178.1%), 농협손해보험(184.6%)의 RBC도 낮은 편이었다.





◆단기실적에 급급한 경영진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사의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 팔린 고금리(7∼8%대) 확정 보험상품은 저금리 시대에 보험사들의 손실을 키우는 부메랑이 되었다. 이 같은 보험부채는 IFRS4 2단계 도입으로 시가평가하면 폭증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RBC가 100% 밑으로 떨어지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감지하는 보험사 경영진의 인식은 안이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당국이 금융산업을 키운다고 유예조치 많이 해주니, 경영진이 타성에 젖은 것인지 어영부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 시계에서 이익이 나면 유보금을 쌓아가면서 자본확충을 해야 하는데도 눈앞의 실적과 배당에만 신경쓰는 모습이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보험업계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보험사의 고위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들이) 내부전산망 구축과 회계법인 컨설팅을 진행하거나 수익유보와 추가증자 등 자본 확충계획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회계·계리·리스크·상품 분야의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상근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장기자본확충을 모색하고 있다. 안진딜로이트회계법인으로부터 컨설팅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RnA와 삼정KPMG에 컨설팅을 의뢰해 자산부채 시가평가를 위한 현금흐름산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교보생명 역시 어네스트앤영 컨설팅을 통해 유사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