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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막말·기행에도 무너지지 않는 ‘트럼프 현상’ 해부

입력 : 2016-08-19 20:43:45 수정 : 2016-08-19 20: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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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1만9000원
도널드 트럼프-정치의 죽음/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1만9000원


미국인의 3분의 2는 경제(상황)가 부자들을 위해 조작되었다고 인식한다. 미국민 10명 중 7명은 “엘리트 정치인은 보통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공화당 지지자의 93%는 “미국이 현재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 83%는 경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등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올해 하순 대선에서 투표할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들 3명 중 2명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기성 정치권 밖 경험을 한 인사가 되어 워싱턴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답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분석한 책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미처 언론에 알려지지 못한 ‘인간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친다. 아울러 온갖 막말과 기행에도 무너지지 않는 ‘트럼프 현상’를 풀이한다.

강 교수는 “트럼프 현상은 ‘미디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기삿거리를 찾는 언론을 이용하는 트럼프의 언론플레이는 ‘트럼프 현상’을 낳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미국은 유명 인사 저널리즘이 가장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다. 저널리스트들은 정치인들에 대한 보도와 논평으로 밥먹고 산다.

트럼프는 기성 미디어를 마음껏 공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미디어 체계를 이미 구축했다. 정치는 비즈니스와 달리 ‘적을 만드는 게임’이다. 트럼프가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그의 무기를 마음껏 휘둘렀다. 그는 무지막지한 막말로 거의 모든 언론을 적으로 만들었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그에겐 유권자들과 직거래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걸 가능케 한 것이 SNS와 인터넷이었다. 트럼프는 ‘히틀러’ 딱지 외에 ‘미국의 무솔리니’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트럼프는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마저 그들의 속성을 최대한 활용해 자신을 세일즈하는 데 이용했다.

강 교수는 또 “트럼프 현상은 ‘위선의 종언’”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현상은 ‘위선의 게임’의 전복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보수적 위선에서 자유로운, 위악적인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위선에 맹폭격을 가하는 전사로 나타났다. 그간 기성 매스컴은 문명의 이름으로 이런 전사들을 공격하고 낙마시키는 데 많은 공을 세워왔다. 그런데 SNS와 인터넷이 그 방어벽을 해체했다.

저자는 “트럼프 현상은 극에 이른 위선의 제도화에 대한 반동으로 이미 우리 한국 사회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고 풀이한다.

저자는 “과거엔 은밀하게 사석에서나 나눌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확산으로 공공 영역에 진출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지지를 누리는 현상”이라면서 “이게 바로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트럼프 현상’의 본질”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현상은 일반적인 비난과 단죄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바로 그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대해야 할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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