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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올림픽 마라톤 첫 2회 연속 우승… ‘맨발의 전설’ 아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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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8 21:39:38 수정 : 2016-08-18 2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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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마라톤이다. 종착역을 향해 열전을 거듭하고 있는 리우 올림픽에서의 폐막 경기 또한 마라톤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42.195㎞를 쉼없이 달리는 마라톤은 올림픽정신을 실천하고 인간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충분하다.

120년 동안 근대올림픽을 치러오는 동안 마라톤을 2연패한 선수는 딱 2명밖에 없다. 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은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다. 맨발의 마라토너로 잘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가 처음 올림픽 2연패를 이뤘고, 구 동독의 발데마르 키에르친스키가 1976년 몬트리올에 이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2연패를 한 게 전부다.

아베베는 세상을 뜬 지 4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마라톤의 전설로 불린다. 왕실 호위병이던 아베베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 출전하려던 선수가 부상을 당하자 갑자기 대타로 출전한다. 뒤늦게 선수단에 합류한 아베베는 자신의 발에 맞는 운동화가 없자 아예 맨발로 뛰었다. 아프리카의 소국에서 온 그를 아무도 주목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맨발로 풀코스를 뛴 아베베가 당시 마의 벽이던 2시간20분대를 무려 5분이나 단축하는 세계 최고기록으로 아프리카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선 자신의 기록을 3분 앞당긴 최고기록으로 마라톤 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를 이뤘다.

먹고살기가 힘들어 군에 입대한 그는 집에서 부대까지 약 40㎞를 매일 출퇴근하면서 걷거나 뛰며 다진 체력이 마라토너로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그의 우승은 에티오피아 국민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 큰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고, 검은 대륙이 육상 강호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6·25전쟁 때 1200여명의 군대를 파견한 에티오피아군 대대장 경호병으로 1년 동안 참전하며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훗날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된 뒤에도 한국을 찾아 마라톤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한국을 사랑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196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국왕으로부터 선물받은 승용차를 몰고 가는 도중에 길을 건너던 학생들을 피하려다 배수로에 빠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목뼈가 부러지고 척추뼈가 탈골하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하반신이 마비가 되고 말았다. 세계적인 마라토너에서 더 이상은 혼자서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두 다리는 마비되었지만 두 팔은 멀쩡하기에 재활을 위해 활쏘기 훈련으로 양궁선수로 변신했다. 휠체어를 타면서도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한계에 끝없이 도전한 마라톤 정신으로 무장한 아베베는 이듬해 노르웨이에서 열린 장애인 올림픽의 전신인 스토크 맨드빌 휠체어 게임에서는 양궁과 탁구 등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베베는 41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하지만 “나는 남과 경쟁하지 않고 다만 달릴 뿐이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렸더니 승리로 연결되더라”라고 그가 남긴 말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올림픽 정신에 투철한 발언이다. 그의 말은 운동선수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일반인도 올림픽의 열기 속에서 아베베의 마라톤 정신을 이어받아 일상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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