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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레’ 아재들의 웃픈 일상탈출기

입력 : 2016-08-21 14:00:00 수정 : 2016-08-19 1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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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들이 쓰나미처럼 쓸고 간 극장가에 여행과 힐링을 주제로 한 코미디 영화 한 편이 선보인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등이 출연한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다.

내년이면 불혹을 앞둔 세 남자 중필(신하균), 수탁(박희순), 은동(오만석)은 제주도에 사는 대학 선배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무작정 조문을 떠난다. 

그러나 제주도에 오니 수탁의 관심은 온통 여자와의 하룻밤뿐. 우연히 머물게 된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업도, 성격도, 다른 세 남자는 과연 무사히 조문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갈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의 유쾌한 에피소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한 편의 휴식 같은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올레’에 조금 더 특별한 게 있다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재’들의 녹록치 않은 삶에 주목했다는 것.

대기업 과장인 중필은 희망퇴직자 명단에 올라 곧 회사에서 잘릴지 모를 처지고, 13년째 사법고시 준비생인 수탁은 지칠 대로 지쳐 자살까지 결심한다. 보도국 아나운서인 은동은 건강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뉴질랜드 이민을 계획한다.



오랜만에 모인 대학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소소한 사건들을 겪으며 때론 유치하게 주먹다짐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삶 못지않게 친구들의 삶도 힘겹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꼭 한 길로만 가야 제대로 된 인생은 아니란 깨달음도 함께. 유치하리만치 코믹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우리의 ‘웃픈’ 현실이 영화에 담겼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코미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신하균과 유다인의 제주도에서 피어나는 알콩달콩 러브스토리, 오매불망 여자 꼬시기에 혈안이 된 박희순, 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오만석 등 세 남자배우의 연기앙상블은 ‘올레’를 보는 가장 큰 재미다.

아재들의 요절복통 여행기를 그린 덕에 여성보다는 중장년층 남성 관객들의 공감과 구미를 더 당길지도 모르겠다. 올여름 재난, 액션, 블록버스터 등 스케일이 큰 작품에 열광했다면 ‘올레’ 같은 소소한 작품을 통해 더위를 식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5세관람가. 103분. 8월25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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