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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부자 위한 자본주의 탈선… 브레이크를 걸어라

입력 : 2016-08-13 03:00:00 수정 : 2016-08-12 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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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시 지음/안기순 옮김/김영사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로버트 라이시 지음/안기순 옮김/김영사

최근 영국은 국민투표로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여타 유럽 국가들도 국제 무역과 이민 정책을 통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도 보호무역을 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제 내셔널리즘’이 확산되면서 국제 무역을 회의적으로 보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와 남미 국가들에서는 국가주의 정당들이 활개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국제화 기류에서 자국주의로 돌아서는 원인은 무엇인가.

로버트 라이시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본주의 맹점을 풀이한 최근 저서에서 고속 경제성장이라는 환상에 감춰진 실체를 분석하고,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방안을 모색한다. 라이시 교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유한 노예’, ‘슈퍼자본주의’,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을 써내면서 지속적으로 현대 자본주의 문제를 지적했다.

라이시는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며 샌더스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샌더스는 중산층을 살리는 경제 정책을 내세우며 지지율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위협하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 내셔널리즘’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으로 중산층 이하의 불안정을 꼽는다. 예컨대 그들의 직업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불평등한 대우와 동시에 임금이 제자리이거나 줄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 불평등의 중심에는 정부를 장악하면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대기업, 거대 은행, 부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 임원, 대기업 소속 변호사와 로비스트, 정치 하수인으로 전락한 금융인, 수많은 부자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자유시장을 외치면서 지금까지 자신의 이익을 확대하려고 시장을 재조직했다. 그들은 여론에서 집중조명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언론을 조종했다. 대기업의 임원과 월가의 트레이더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자기 급여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들의 대기업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장 규칙을 바꿨다.

이들은 그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증식했다. 그러는 사이에 정치적, 경제적 대항력이 없는 일반 근로자의 급여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규칙을 만들고 획득하는 동시에 원하지 않는 규칙을 피할 수 있도록 정치적 힘을 키워냈다. 예컨대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은행은 금융 면에서 소형 은행보다 유리하다. 라이시 교수는 “지난 2008년에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월스트리트에서 실시한 구제금융의 이면에는 곤경에 처한 거대 은행들을 정부가 틀림없이 지원하리라는 뜻이 숨어 있다”면서 “작은 규칙을 끊임없이 바꾸면서 경제 게임을 계속 변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2008년 월스트리트의 구제금융처럼 드물게 발생하는 거대 사건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주시해야 할 중대 사항은 기득권자들은 끊임없이 그들만을 위한 작은 규칙을 만들고 바꿔가며 유리하게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지도자들은 ‘상위 1%의 부가 20%를 넘으면 경제 대재앙이 온다’는 말을 되새기라고 촉구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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