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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미세먼지 황사철 수준까지 치솟아도… 예보는 줄곧 '보통'

입력 : 2016-08-10 18:51:48 수정 : 2016-08-10 23: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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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당국 예·경보 체계 또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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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222㎍/㎥까지 치솟았다. 습한 여름에 미세먼지 농도가 황사철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날 미세먼지 예보는 줄곧 ‘보통’에 머물러 또다시 예보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무방비 상태에서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며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새벽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100㎍/㎥를 넘어갔는데 정부나 지자체는 일언반구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부의 대기오염 정보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광진구의 미세먼지 농도가 오전 1시(1∼2시 시간평균) 144㎍/㎥를 시작으로 계속 올라 6시에는 222㎍/㎥를 찍었다. 미세먼지 연평균 기준치(50㎍/㎥ 이하)를 네 배 넘는 수치다. 미세먼지는 오전 내내 ‘나쁨’ 이상(시간당 81∼150㎍/㎥면 나쁨, 151㎍/㎥ 이상이면 매우 나쁨) 단계를 유지하다 낮 12시가 지나서야 ‘보통’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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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인 곳은 광진구만이 아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곳이 시간당 80㎍/㎥를 넘겼다. 인천(208㎍/㎥), 전남(204㎍/㎥), 경기(166㎍/㎥)도 오전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전날 동풍이 불어 먼지가 서해상으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편서풍을 타고 수도권 등 한반도 서쪽으로 유입된 데다 오늘 새벽 대기가 정체돼 순간적으로 농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름에는 대기순환이 빠르고 비가 자주 와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0∼40㎍/㎥로 일년 중 가장 낮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동안 예보와 경보는 ‘깜깜이’였다.

환경과학원은 9일 오후 5시와 11시, 10일 오전 5시와 11시 네 차례 모두 10일 미세먼지 상태를 ‘보통’ 혹은 ‘좋음’으로 예보했다. ‘대기 확산이 원활하여 대체로 청정한 대기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문도 함께 실렸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일 단위 예보를 하기 때문에 하루 평균치를 두고 예보 등급을 매긴다”며 “한두 시간 높다고 나쁨으로 예보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예보 탓에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그대로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직장인 이은혁(39·가명)씨는 “출근길에 공기가 너무 탁해서 포털사이트로 실시간 농도를 보니 152㎍/㎥라고 빨갛게 떠 깜짝 놀랐다”며 “어젯밤 텔레비전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미세먼지가 보통이라고 했는데 황당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오보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기상청의 황사 예보가 엇나가 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보까지 오보로 이어지면서 ‘칸막이 행정’ 논란이 일었다. 올 초에는 환경부 자체조사 결과 미세먼지 예보 10건 중 4건은 틀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날 경보 시스템도 침묵했다. 광진·관악·마포·양천·용산구는 미세먼지 시간평균 농도가 15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돼 주의보 기준에 도달했지만 실제 발령되지는 않았다. 미세먼지 경보는 권역별로 발표되는데 서울은 1개 권역으로 묶여 시 전체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은 인구가 많은 만큼 권역을 나눠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보완책을 논의 중”이라며 현 경보체계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윤지로·조병욱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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