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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FA-50·수리온 조립 한창… KAI 항공기동을 가다

입력 : 2016-08-08 18:42:58 수정 : 2016-08-08 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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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공산업의 도전과 미래] <상> 사천 KAI 항공기동 르포 / 차세대 성장동력 주역 부상
국내 항공산업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 사단 및 군단급 무인기 개발로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도약했다. 세계 6번째 전투기 수출국으로도 등극했다. 항공산업 불모지에 이룬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국내 항공산업은 또 다른 기적을 꿈꾸고 있다. 다름아닌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이다. 국방 최대 연구개발 사업으로 사업 성패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항공우주산업의 세계 7위권 도약을 꿈꾸는 국내 항공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IQAF 5018, PH17 003’

항공기 꼬리 날개에 적힌 낯선 영문 글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라크와 필리핀으로 각각 수출되는 ‘FA-50’ 국산 경공격기였다. FA-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파생형 기종이다.

지난달 26일 찾은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 FA-50과 수리온 헬기의 최종조립을 담당하는데, 국내 항공산업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곳이다.

6600여평에 달하는 공장 내부는 도색 작업이 채 이뤄지지 않은 연두색 FA-50에서부터 짙은 회색계열 완제기까지 빈 공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에서 이라크와 필리핀 등지로 수출될 국산 FA-50이 최종 조립되고 있다.
순간 이곳이 과연 한국이 맞나 싶었다. 해외 유명 항공기 생산업체 공장 견학을 갔을 때나 봤음 직한 광경이 펼쳐진 때문이다. 자부심 같은 것이 가슴 한편에서 꿈틀댔다.

항공기 조립공장 특성상 기둥 하나 없는 공장 벽면에는 도약하는 국내 항공산업의 위상을 말해주듯 대형 태극기와 KAI 깃발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공장 내부는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했다. 마침 경남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근로자들은 바쁜 손을 놀리며 쉼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드르륵” 하는 소리가 연신 고막을 때렸다.

이곳에는 FA-50을 위한 2개의 조립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다. 수출 물량 탓에 FA-50의 경우 월 1.5대 납품에서 월 5대 납품으로 생산 일정이 당겨진 상태였다. 조립라인 2개만으로는 벅차 보일 정도로 공정은 분주했다.

최종조립을 위해 늘어선 수출용 FA-50.
조립라인 맨 끝에는 이라크에 납품되는 18번째 FA-50과, 필리핀 수출용 3번째 FA-50이 나란히 자리했고, 바로 뒤로는 우리 공군에 넘겨질 FA-50이 ‘ROKAF 60’이란 이름을 달고 대기 중이었다.

2개의 FA-50 조립라인 바로 옆에는 우리 육군에 납품될 ‘수리온’(KUH) 헬기 조립이 한창이었다. 이미 1차분 20여대가 육군에 납품된 데 이어 2차분 70여대가 순차적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KAI 관계자는 전했다. 공장 입구 한편에선 F-15 전투기 주익과 중앙 동체 조립작업도 진행되고 있었다.

항공기 조립은 컨베이어 벨트가 쉼없이 돌아가는 자동차 생산라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공정은 컴퓨터로 자동화돼 있지만,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립이 이뤄지다 보니 작업 진척 속도가 더딘 편이다.

완제기를 구성하는 전체 부품 수가 30만여개에 이르고, 동체를 접합하기 위해 필요한 볼트와 너트 개수만 해도 4000여개에 달한다. 완제기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작업량과 시간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안병윤 KAI 생산팀장은 “항공기동에서는 현재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다목적 전투기 FA-50,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생산된다”며 “완제기 1대가 부품 기계가공 및 판금가공을 위한 부품동과 조립체를 제작하는 조립동, 최종 조립을 위한 항공기동 등 전 라인을 도는 데 통상 18∼24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남 사천을 중심으로 운집한 KAI의 1, 2차 협력업체는 230여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와 함께 KAI는 국내 항공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국은 30년 전만 해도 항공기 제조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항공산업은 대기업 삼성, 현대, 대우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그랬던 항공산업이 이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5년 말 매출 6771억원, 차입금 8789억원, 부채비율 375%에 달했던 KAI는 지난해 매출은 2조9000억원으로 늘고, 차입금(4522억원)과 부채비율(131%)은 급감했다.

‘조선은 지고 항공산업이 뜬다’는 세간의 얘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사천=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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