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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 사흘째 본관 점거 “학문의 전당서 학위장사 안 돼”

입력 : 2016-07-30 16:46:54 수정 : 2016-07-30 16: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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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대해 학생들이 대학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재직자 혹은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사업이다.

학교 측은 사회에 진출한 여성 및 고졸 직장인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이번 사업이 학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학위장사를 벌이며 전문대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건물에는 400여명의 학생이 1층과 계단을 점거했고, 100여명이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번 농성은 28일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평의원 2명 등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이 학생들에게 40시간 넘게 감금당하다가 이날 정오쯤 병원으로 이송됐다. 갇혀 있던 교수와 교직원이 모두 빠져나온 뒤에도 학생들의 점거 농성은 계속됐다.

경찰은 학교에 21개 중대(16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경찰이 본관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몸싸움이 있었고, 부상자도 발생했다.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먼저 평의원들을 내보낼 것을 요구하며 대화에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를 대학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적인 의견수렴의 본질을 넘어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하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측은 “평의원회가 학생들과의 각서 내용을 지키지 않았고, (갇혀있던) 평의원들이 진단을 받기도 전에 입원실부터 예약했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두 번째 모집에 신청해 이달 초 동국대·창원대·한밭대와 함께 선정됐다. 이후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뉴미디어산업전공과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라이프대학 정원은 150여명으로 내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 측이 이화여대의 ‘이름값’을 앞세워 ‘학위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화여대에는 평생학습자를 위한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이 1984년부터 이미 운영 중이다.

총학생회 측은 “60명의 정원 조정이 조건이었던 1차 선정 때에는 신청하지 않았다가 이 조건이 빠진 2차 선정 때에야 신청한 점, 교육부로부터 3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사업이라는 점은 학교가 ‘돈벌이’를 위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측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등에는 이미 고졸 재직자 입학전형이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없었다"라면서 "고등교육을 받을 능력을 갖춘 고졸 직장인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를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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