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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의 앞바다’로 불리는 지귀도는 자리돔의 황금어장이다. 제주도민들은 자리돔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포구에서 배를 기다린다. 여행객들은 갓 잡은 자리 물회를 맛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 보목을 찾는다. 자리돔은 작고 볼품없지만 보목 사람들의 생계로 자리매김했다. 

◆자리돔 잡는 보목 남자들

캄캄한 오전 4시 보목항에는 남자들이 모여든다. 자리돔의 제철인 5월부터 8월까지 자리돔 잡이 8척이 바다로 향한다. 어업도 기계화되었다지만, 자리돔 조업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물을 내리면 언제 얼마나 잡힐지는 예측 불가다. 어부들에게는 날씨가 허락하는 한 만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꿈이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그물을 끌어올리면 펄떡이는 자리돔을 만날 수 있다. 

◆옆집 오빠와 선주 딸의 만남

15살 때부터 배를 타기 시작한 한병언(71)씨. 그는 선주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바다 일을 했다. 선주의 딸인 양정렬(70)씨는 12살에 물질은 배운 해녀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았던 병언씨와 정렬씨는 바다가 이어준 인연으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옆집 오빠에서 남편으로, 아내 정렬씨에게 병언씨는 여전히 최고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바다가 내어준 양식으로 집도 사고 자식들도 키웠다. 

◆토박이들의 삶의 바다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전부터 이어져 온 자리돔 조업. 매년 ‘자리를 지켜 온’ 자리돔 덕분에 주민들은 생계를 이어가고, 고향 보목을 떠나지 않을 수 있었다. 보목의 토박이들에게 자리돔을 잡는 바다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올해는 조업 이래 처음으로 자리돔이 나타나지 않는다는데, 보목 사람들은 자리돔을 만날 수 있을까.

31일 오후 8시5분 KBS1 ‘다큐공감’에서는 자리돔의 바다 제주 보목으로 떠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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