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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일왕 아키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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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9 21:19:25 수정 : 2016-07-29 2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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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쟁패 당시 흉노 모돈의 세력은 대단했다. 항우를 꺾고 한나라를 세운 유방. 10만 기병을 이끌고 태원에 들이닥친 모돈에 맞선다. 30만 유방군은 대패했다. 유방은 포위 당해 7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결국 항복했다. 이때 연왕 노관이라는 자가 있었다. 유방의 총신인 그는 모돈에게 붙었다. 위만(衛滿)은 바로 노관과 같은 무리였다고 한다. ‘사기’ 고조본기. “연왕 노관은 배반해 흉노로 들어갔다. 위만은 망명해 동쪽 국경으로 나아가 진의 옛 공지에 거처했다.” 모돈을 등에 업은 위만은 기자(箕子)의 후손 기준(箕準)의 권력을 찬탈했다. 위만조선? 위만은 조선의 정통성을 이은 걸까. 동쪽의 창해왕 남려(南閭)가 20만 군민을 이끌고 위만과 싸웠다고 한다. 창해는 예국(濊國)이다. ‘예’는 예맥의 예와 같은 글자다.

단재 신채호가 쓴 조선 상고사의 한 장면이다.

위만에게 공격당한 조선의 열국들. 후한 왕부의 ‘잠부론’에 나오는 한 대목. “한서의 성은 한(韓)이니 위만에게 쫓겨 바다 가운데로 옮겨가 살았다.” 한서는 쫓겨난 기준이다. 성을 고쳤다. ‘바다 가운데’는 어디일까. 한반도일까, 일본일까.

일본으로 간 사람들. 일본에서는 도래인(渡來人)이라고 부른다. 백제 위례성이 함락됐을 때도, 백제 멸망 때도 많은 사람이 바다를 건넜다고 한다. 나당연합군에 맞서 백제를 도운 여성 천황 사이메이(齊明). 일본 함선 수백척은 백강 하구 기벌포에서 불타고 만다.

‘일본서기’에는 그때의 심경이 남아 있다. “백제가 다하여 내게 돌아왔네. 본방(本邦·본국)이 망하여 사라지니 이제 더 이상 의지할 곳도 호소할 것도 없어라.”

124대 일왕 아키히토(明仁). 82세인 그는 “살아 있는 동안 양위하겠다”고 했다. 2001년 생일 때에는 이런 말을 했다.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낀다.” 그는 평화헌법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한·일 사이가 오래오래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걸까. 왕위를 이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그는 어떤 마음일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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