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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태양광 비행기의 세계일주

입력 : 2016-07-28 21:41:50 수정 : 2016-07-28 21: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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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유럽이 쓰는 전기의 4분의 1을 거울에서 끌어낸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있다. 유럽 과학자 단체인 ‘지중해 종단 재생가능 에너지조합(TREC)’이 공식 제안했던 프로젝트다. 여기서 거울은 태양광을 모아 전기로 변환하는 대형 장치다. 사하라사막의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삼자는 재기발랄한 발상이 담겨 있다.

태양에너지는 엄청난 규모로 쏟아진다. 매년 지구 투입량은 87페타바이트로, 2005년 지구에서 쓰인 에너지 총량의 7000배를 한참 웃돈다. 탐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보물섬이나 다름없으니까. ‘에너지란 무엇인가’를 쓴 캐나다 매니토바대 바츨라프 스밀 교수는 “태양복사의 작은 비중만으로도 현재보다 수백배 에너지를 소비하는 문명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다만 엄청난 도전”이라고 했다.

왜 도전인가. 말이 쉽지, 대규모 상용화는 기존 역량으론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긍정론자도 허다하다. TREC부터 그렇다. 그들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에너지 걱정 끝’이라 주장한다. 그게 가능하면 유럽만이 아니라 지구촌 차원에서도 ‘걱정 끝, 행복 시작’이다. 현대문명을 지탱하는 화석연료는 언젠가 동나게 마련이다. ‘태양에너지 도전’은 여러 회의론이 있지만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가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기름을 한 방울도 쓰지 않은 ‘무탄소 세계일주’ 드라마가 세계 최초로 완성된 것이다. 2015년 3월9일 아부다비 이륙 후 505일 만에 거둔 쾌거다. 4만3041㎞의 여정을 558시간여 비행으로 소화했다.

이번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직접 조종도 한 솔라 임펄스 재단의 베르트랑 피카르 회장은 “미래는 깨끗하고, 미래는 당신이고, 미래는 지금이다”면서 “더 멀리 나아가자”고 했다.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미래로 향하는 문이 이번에 활짝 열렸는지도 모른다. 기발한 동시에 대담한 도전을 마무리한 비행팀과 함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명언을 되새기고 싶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과 편견을 바꿔준다.”

이승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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