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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영화인사이드] 아쉬움 남는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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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8 21:36:21 수정 : 2016-07-28 21: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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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은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이날에 맞춰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관객을 맞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목숨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을 그린 전쟁 블록버스터다.

맥아더 장군의 대북 첩보작전 ‘X-RAY’를 수행하기 위해 해군 첩보부대와 적진에서 암약하는 켈로부대가 손을 잡는다. 해군 장교 장학수(이정재)와 8명의 대원은 북한군으로 위장 침투한 뒤 북한군이 인천 앞바다에 설치한 기뢰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첩보전을 펼친다.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총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대작인 데다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의 주인공 리암 니슨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작비의 일부를 국민들로부터 조달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해 폭넓은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영화가 공개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나치게 애국을 강조하는, 때아닌 1960∼70년대식 반공영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북한이 핵개발과 무력도발을 계속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려다 희생된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렵다. 설령 무조건적인 애국주의를 소재로 삼았다 할지라도 의미가 깊고 재미가 있으면 영화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그동안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들이 그러했다. ‘명량’, ‘국제시장’, ‘암살’ 그리고 ‘연평해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인민군 형과 국군 동생이 겪는 비극을 분단의 아픔으로 형상화했다. ‘웰컴투 동막골’ 또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국군과 인민군, 유엔군이 그리는 화합의 장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인천상륙작전’은 세 편의 영화를 찍을 만한 비용을 들이고도 완성도가 미흡해 보인다. 예측 가능한 에피소드와 개연성을 잃은 이야기로 채워졌다. 인물들은 평면적이고 스타배우들은 상품으로 소비된다. 북한 장교 림계진(이범수)의 캐릭터 또한 단순해서 선악구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맥아더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을 한낱 재연배우로 만들어버린 대사는 보는 사람까지 민망하게 한다. 결국 시나리오와 감독의 문제다. 어떤 소재를 채택했는지, 등장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 다듬었는지에 따라 영화의 품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주 다룬 이야기라 할지라도 진부하지 않고 오히려 새롭게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국제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훌륭한 소재다. 상업영화로서 재미를 더하고 완성도를 높였다면 세계영화시장에서도 충분히 흥행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상륙작전’은 관객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영화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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