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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견우·직녀 러브스토리 진실은…

입력 : 2016-07-28 21:27:54 수정 : 2017-02-03 15: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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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 가장 가까이 보여 생긴 전설
두 별이 만나는 시간 해가 갈수록 늦어져
8월 9일은 음력으로 7월 7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이다. 견우와 직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견우와 직녀가 서울의 명동 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는 밝은 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칠석에는 꼭 한 번 견우와 직녀를 직접 찾아보기 바란다. 실제로 여름철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직녀와 견우이다.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을 1등성이라고 하는데 두 별 모두 1등성이다. 직녀는 한밤중 머리 위 근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다. 직녀보다 밝게 보이는 별은 남서쪽 하늘에 보이는 붉은색 화성뿐이다. 일단 직녀를 찾았으면 견우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남남북녀라는 말을 기억하면 된다. 직녀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이 바로 견우이다. 혹시 남쪽을 모른다면 직녀를 기준으로 북두칠성 반대편을 찾으면 된다.

칠석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전설이 생긴 이유는 이날을 전후로 두 별이 가장 가까이 보이기 때문이다. 두 별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가 가장 멀어져 보이고 천정 근처에 있을 때가 가장 가깝게 보인다. 물론 해나 달, 별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은 착시 현상 때문이다. 직녀와 견우는 봄부터 동쪽 하늘에 보이기 시작해서 칠석날 한밤중이 되면 가장 높이 떠올라 가깝게 보인다.

칠석은 고대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풍습으로 그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3000년쯤 전인 주나라 때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도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칠석을 연인의 날로 여겨서 이날 혼인신고를 하는 커플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칠석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나뭇가지에 엽전을 묶어 사랑하는 사람의 신발에 넣어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걸교(乞巧)라고 해서 부녀자들이 별을 보며 바느질을 잘 할 수 있게 비는 풍습도 있었다. 물론 직녀가 베틀의 신으로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중국에서 비롯됐지만 수천 년 동안 내려오면서 여러 가지로 각색이 되기도 했다. 그중 우리나라 민담 속에 전해지는 이야기는 그럴듯하다. 견우와 직녀가 헤어진 진짜 이유가 부부싸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두 남녀가 첫눈에 반해 결혼을 했다. 하지만 결혼한 두 사람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부부싸움을 하던 직녀가 베틀에서 북을 빼서 견우의 이마에 던졌고, 화를 참지 못한 견우는 결국 옥황상제를 찾아가 이혼을 청하게 된다. 이때 견우의 이마에 맞고 옆으로 튄 북이 별자리가 됐는데 돌고래자리가 바로 그 별자리이다. 두 사람을 화해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 옥황상제는 견우를 은하수 남쪽으로 보낸다. 그리고 1 년에 한 번, 일곱 번째 달의 일곱 번째 날에 서로 만나 화해를 하게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천 년이 지나면 두 별은 새벽이나 돼야 만날 수 있다. 둘이 만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이다. 두 별이 만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세차운동이라고 알려진 지구의 움직임 때문이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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