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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장사" vs "나름의 고충" 금면·금계탕 가격 논란

입력 : 2016-07-27 17:15:32 수정 : 2016-07-27 17: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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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7000원 '금면', 1만5000원 '금계탕'…서민들 어쩌나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SNS 화면 갈무리

무더운 여름철 즐겨 먹는 삼계탕과 냉면 가격이 해마다 오르면서, 서민들이 선뜻 사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 식당 측은 임대료, 인건비 등이 상승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 하소연한다.

27일 행정자치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35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민들도 삼계탕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티켓몬스터가 운영하는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티몬이 중복을 맞아 20~50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식당에서 사먹는 보양식의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을 보였다.

◆72% "삼계탕 가격 비싸다"

응답자들은 이 같은 삼계탕 가격에 대해 72.8%가 점심으로 사먹기에는 비싼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답했다. 반면 21.2%는 비싸긴 하지만 특별한 날에 먹을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보양식 가격이 비싸다고는 답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보양식을 챙겨먹고 있었다. 지난 초복에 보양식을 먹었냐는 질문에 82%가 그렇다고 답했다. 더불어 보양식을 먹는 장소의 경우 직장이나 집 근처 식당에서 먹었다는 응답이 50%, 직접 조리해서 먹었다는 답변이 30.2%, 유명 식당을 찾아가서 먹었다는 답변은 15.2%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냉면도 이제 서민들이 사먹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냉면 맛집 A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대표메뉴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각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2011년 초 이 식당의 냉면 가격이 1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5년만에 30%가 오른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과 미국 워싱턴 지역에까지 분점이 있는 이 식당은 주로 냉면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냉면 한그릇에 1만7000원…"국내산 한우 육수라지만 글쎄"

다른 냉면 맛집인 송파구 방이동의 B식당도 최근 A식당과 마찬가지로 대표메뉴인 평양냉면의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메밀 100%를 사용했다는 이 식당의 순면 가격은 평양냉면보다 더 비싼 1만7000원이다. 이 식당은 냉면 육수를 내는 데 국내산 한우를 사용했다고 강조한다.

직장인 김모(47)씨는 "올해 초만 해도 1만2000원이었던 냉면값이 성수기를 앞두고 또 1000원이 올라 기분이 영 찜찜했다"며 "해마다 냉면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 서민음식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유명 식당 '배짱장사' vs 나름의 고충 있어

박모(37·여)씨는 "평양냉면을 워낙 좋아해 1만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다소 무리해 즐겨왔는데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부 유명 식당들이 너무 '배짱장사'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냉면 식당 측은 육수를 내는 데 쓰이는 한우를 비롯, 각종 식자재와 인건비·임대료 등이 상승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면서 손님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 있으나 우리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복임에도 전국 각지의 보신탕집은 예년에 비해 방문객이 부쩍 줄어든 모양새다. 심지어 일부 가게는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하기까지 했다. 이날 정오께 여의도 한복판의 한 보신탕집은 입구에 '27일은 중복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가 며칠 전부터 붙었지만 식당 내부는 한가했다.

회사들이 밀집한 중구의 한 보신탕집도 한창 점심을 먹을 시간에 총 40석 중 절반이 겨우 찬 모습이었다. 인근의 베트남쌀국수 가게와 냉면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어 대조적이었다.

◆'보신탕' 몰락하고 있는 까닭은?

전문가들은 식 문화 변화와 반려동물 증가가 '보신탕 몰락'의 양대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올해 1000만명을 넘었다. 실제 중·장년층 중에 과거 보신탕을 즐겼으나 반려견을 키우면서 개고기를 끊었다는 이들이 많다.

오모(56)씨는 "30여 년간 매년 20번 넘게 보신탕을 먹을 정도로 '마니아'였으나 올해 3월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한 후로 보신탕을 끊었다"면서 "초복 때도 보신탕 먹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삼계탕을 시켰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의 꾸준한 개 식용 반대 캠페인도 보신탕 문화 쇠락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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